현대사 아픔 압축한 배삼식 연극 ‘먼데서...’ 12월까지 6개 지역에서 공연

제주에서 연극인으로 함께 살아온 지 42년, 부부이자 평생의 동지인 강상훈·정민자가 생애 첫 전국 순회공연을 가진다.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다룬 배삼식의 작품 <먼데서 오는 여자>다. 

두 사람이 출연하는 연극 <먼데서 오는 여자>는 10월 10일부터 12월 8일까지 전국 6개 지역에서 공연한다. ▲서울 스튜디오76(공연 날짜 : 10월 10일) ▲구미 소극장 공터다(11월 8일~10일) ▲부산 공간소극장(11월 18일~19일) ▲대구 소극장 한울림(11월 25일~26일) ▲전주 아하 아트홀(11월 28일~30일) ▲춘천 소극장 도모(12월 6일~8일) 등을 찾아간다. 이번 공연은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원하는 ‘2022 전국공연예술 창·제작유통협력사업’으로 성사됐다.

강상훈·정민자는 앞서 지난해 6월~7월 제주 세이레아트센터에서 같은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한국전쟁부터, 월남 파병, 중동 건설 현장, 독일 간호사 파견, 대구지하철화재 등 현대사 중요한 순간들을 지나온 두 노부부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담하면서 동시에 호소력 짙게 전달한다. 극작가 배삼식이 2015년 발표한 작품으로 ‘차범석희곡상’을 수상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강상훈·정민자는 작품 속에서도 부부 역할을 맡아 2인극으로 무대를 장식했다. 마찬가지로 노부부 역할을 연기한 다른 작품 <늙은 부부 이야기>에 이어 두 사람의 호흡이 빛났다는 호평을 얻은 바 있다. 특히, <늙은 부부 이야기>는 황혼을 맞은 인물들의 감정에 집중했다면, <먼데서 오는 여자>는 시대를 관통하며 켜켜이 쌓인 깊은 내적 고통을 표현했다는 차이가 있어 관객들에게도 두 사람에게도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아있다.

두 달 동안 6개 지역을 이동하며 관객과 만나는 이번 일정은 두 사람에게 특별한 기회다. 서울을 비롯한 타 지역에서 자신들만의 작품으로 함께 공연하는 기회는 42년만에 처음이기 때문이다.

정민자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서울 연극 무대에 서는 경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말모이 연극제가 처음이었으니, <먼데서 오는 여자>도 색다르긴 마찬가지”라면서 “뿐만 아니라 대구, 춘천 등에서도 생애 처음 공연을 가져본다. 대한민국연극제 같은 협회 행사로서는 종종 다녔지만 오롯이 우리 작품으로 전국 관객들과 만나는 경우는 처음이기에 무척 떨리고 기대가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상훈 역시 “제주 촌놈이 어쩌다보니 서울 연극 무대에 처음 선다. 여러 가지 이유로 타 지역에 애써 나가서 활동하지 않고 고향 제주 안에서만 활동했다. 그러다 좋은 기회가 생겨 각 지역 관객들과 소통할 기회가 생겼다”면서 “11월에는 각 지역 소극장들이 작품을 들고 제주 세이레아트센터를 찾는다. 오고 가는 일정 속에서 스스로 더욱 단단해지는 기회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세이레아트센터
https://sayreart.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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