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현장] ‘소풍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 제주 서귀포서 개최
“너도 나도 공항·테마파크 짓겠다?” 탄소중립·기후위기 역행 태도

조천호 경희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가 25일 제주 서귀포에서 개막한 소풍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2022 Sopoong Climate Tech Startup Summit)에서 발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조천호 경희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가 25일 제주 서귀포에서 개막한 소풍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2022 Sopoong Climate Tech Startup Summit)에서 발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탄소중립을 위해 개인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세상은 정말 불편하고 재미없을까?’

조천호 경희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가 25일 제주 서귀포시 더 그랜드 섬오름에서 열린 소풍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2022 Sopoong Climate Tech Startup Summit)에서 던진 질문이다.

국립기상과학원에서 30년간 근무했던 이 대기과학자는 스스로 던진 질문에 대한 답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도심의 1970년대와 현재 사진을 보여줬다.

조 교수는 “오늘날 유럽 주요도시 도심부의 교통분담률 절반을 자전거가 담당한다”며 “자전거도로가 구석에 조그맣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자가용이 다녔던 도로를 자전거에게 넘겨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전거로 도심 출퇴근이 가능한 세상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1970년대 도로의 주인은 자동차이고 사람은 주변으로 밀려나 있다”며 “그런데 오늘날 도로 위에 있는 것은 사람이고, 공기도 깨끗해졌다. 기후위기를 대응하는 세상은 딱딱한 세상이 아닐 정말 멋드러진 세상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질적 과잉이 아니면서 사회적 기반은 부족하지 않은 지속가능한 멋진 세상이 될 수 있다”며 “이러한 모델을 우리가 만들어낼 때에만 지속가능한 미래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50년 탄소중립은 과학기술로는 얼마든지 달성할 수 있다”며 “문제는 그러한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가 우리에게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 부소장이 25일 제주 서귀포에서 개막한 소풍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2022 Sopoong Climate Tech Startup Summit)에서 발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 부소장이 25일 제주 서귀포에서 개막한 소풍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2022 Sopoong Climate Tech Startup Summit)에서 발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탄소중립의 미래상에 대한 중요성은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 부소장의 발제에서도 나왔다. 이 부소장은 예술가, 학자, 기술자, 정책담당자들이 협업해 2050년 탄소중립이 된 도시의 초상화를 그리는 ‘Paris, an air of change’ 프로젝트를 언급했다. 

이 부소장은 “2050년 탄소 중립이 된 세상이 괜찮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데이터를 통해 이 미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면 사람들이 지금의 물질적인 풍요를 누릴 수 없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시간, 행복, 여가, 문화, 예술, 회복력, 안전망을 채워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이 부소장은 “현 광역 지자체장 취임사와 인수위 보고서를 읽어봤는데 기후변화 대응을 얘기했던 지자체장이 단 3명 밖에 없었다”며 “하겠다는 정책을 보면 공항이 10개나 되고, 테마파크 건설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는 기존의 성장과 투자에 대한 경로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이 시대가 끝났다는 다른 경로나 확신을 주지 않으면 지자체에서는 계속 공항을 만들고 지을 것”이라고 시사점을 던졌다. 


25일 제주 서귀포에서 개막한 소풍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2022 Sopoong Climate Tech Startup Summit). ⓒ제주의소리
25일 제주 서귀포에서 개막한 소풍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2022 Sopoong Climate Tech Startup Summit). ⓒ제주의소리

소풍 클라이밋 테크 스타트업 서밋(2022 Sopoong Climate Tech Startup Summit)은?

이번 서밋은 기후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과 혁신가, 이를 지원할 전문가와 투자자들을 연결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이들이 실천적인 해결책을 촉진하기 위한 장이다.    

시민사회, 산업기술, 법률, 연구, 정책, 금융·투자, 창업, 혁신생태계,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70명이 모였다. 27일까지 국내 기후기술 생태계의 발제와 패널토의, 기후테크와 관련된 스타트업의 발표, 자유로운 방식으로 기후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는 오픈스페이스, 제주의 에너지와 기후 관련 공간들을 살펴보는 클라이밋 필드트립이 이어진다.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 액셀러레이팅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소풍벤처스가 주최·주관하고 아산나눔재단이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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