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정읍 해상가두리로 복귀…야생적응 훈련 재개

태풍을 피해 잠시 수족관으로 몸을 피한 제주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다시 야생적응 훈련을 받기 위해 해상가두리로 올겨졌다. 사진=핫핑크돌핀스. 제공=해양수산부.
태풍을 피해 잠시 수족관으로 몸을 피한 제주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다시 야생적응 훈련을 받기 위해 해상가두리로 올겨졌다. 사진=핫핑크돌핀스. 제공=해양수산부.

17년 만에 고향 제주바다로 돌아가기 위한 훈련을 받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잠시 수족관으로 대피했던 ‘비봉이’가 다시 훈련을 받기 위해 해상가두리로 나왔다. 

28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제주를 강타했던 제11호 태풍 힌남노를 피해 수족관으로 긴급 이송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27일 다시 해상가두리로 이송, 훈련에 돌입했다.

지난 8월 4일부터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 설치된 특수 가두리에서 야생적응 훈련을 받아오던 비봉이는 태풍을 피해 지난 8월 31일 퍼시픽리솜 수조로 이송돼 실내 훈련을 받아왔다. 

비봉이 수족관 이송은 당시 태풍이 북상하면서 해상가두리가 파손되거나 그물이 엉킬 위험이 커짐에 따라 비봉이 방류협의체와 기술위원회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결정됐다.

이후 태풍이 사라지고 해상가두리 보수 작업이 끝남에 따라 방류협의체는 다시 비봉이를 해상가두리로 이송해 야생적응 훈련을 받도록 했다. 

바다에서 훈련을 받을 당시 비봉이는 제주도 연안의 수온과 조류, 파도 등 야생 환경에 잘 적응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매일 약 5~7kg의 활어를 직접 사냥해 먹는 등 사냥능력도 크게 향상됐다. 

더불어 호흡이나 잠수시간 등 행동특성도 야생 돌고래와 비슷한 상태가 됐으며, 수족관으로 이송되기 전까지 훈련을 받은 28일 중 14일, 42회에 걸쳐 야생 돌고래 무리와 접촉하기도 했다. 

태풍을 피해 잠시 수족관으로 몸을 피한 제주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다시 야생적응 훈련을 받기 위해 해상가두리로 올겨졌다. 비봉이의 안전한 이송은 해양환경공단 청항선(온바당호)이 맡았다. 제공=해양수산부.<br>
태풍을 피해 잠시 수족관으로 몸을 피한 제주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다시 야생적응 훈련을 받기 위해 해상가두리로 올겨졌다. 비봉이의 안전한 이송은 해양환경공단 청항선(온바당호)이 맡았다. 제공=해양수산부.

특히 야생 무리와 접촉하는 동안에는 가두리 안에서 함께 유영하거나 물 위로 뛰어올라 떨어질 때 몸을 수면에 크게 부딪히는 행동인 ‘브리칭’을 하는 등 적극 교류하는 모습도 관찰된 것으로 확인된다. 

브리칭은 일부러 물보라를 크게 일으켜 주변 동료들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행동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비봉이의 야생 돌고래무리와의 접촉은 이전 방류했던 돌고래들이 접촉했던 횟수인 4~6회와 비교할 때 약 7배 이상 많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비봉이가 바다로 돌아가도 생태계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에 대한 친밀감을 보이고 다양한 종류의 먹이 적응이 필요한 상태로 해수부는 사람과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는 등 야생적응력을 높일 예정이다. 

해수부는 훈련 성과를 토대로 기술위원회 전문가 진단·평가를 받고 협의체 논의를 거친 뒤 방류 여부와 시점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정도현 해수부 해양환경정책관은 “지난 한 달 동안 비봉이의 야생적응 훈련이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다시 시작된 훈련을 통해 야생적응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비봉이의 성공적인 방류와 빠른 야생적응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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