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5강 전영선 한예종 교수 "욕망과 통제로 본 북한"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북한은 '사회주의 문명화' 기치를 통해 패션과 뷰티산업을 발전시켰고, 인민의 향유를 인정했다. 하지만 2019년 하노이 제2차 북미회담이 성과없이 끝나고, 코로나19, 자연재해를 겪으며 북한은 다시 다양화 대신 통제사회를 돌아가고 있다.

제10회 통일교육주간을 맞아 평화의 섬 제주에서 진행되는 ‘2022 남북소통공감아카데미’ 5번째 온라인 강연이 29일 오전 공개됐다. 5번째 강의 주제는 '욕망과 사회적 통제로 본 북한의 뷰티와 패션'이었다. 

남과 북의 평화적 통일과 소통을 위해선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넓혀야 하고 이를 통한 ‘문화공동체 형성’이 필수 과정이다. 북한의 패션과 뷰티 등에 대한 기본적 관심이 필요한 배경이다.  
 

김정은 체제 초기인 2012년부터 2019년 사이 북한. 패션과 뷰티산업이 발전했다. 
김정은 체제 초기인 2012년부터 2019년 사이 북한. 패션과 뷰티산업이 발전했다. 

강의는 전영선 한국예술종합학과 겸임교수다. 전영선 교수는 북한학회 부회장, 민화협 평화통일교육위원장,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북한 지식사전', '공화국의 립스틱 : 김정은 시대 뷰티와 화장품' 등이 있다.

전영선 교수
전영선 교수

전영선 교수는 2012년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북한은 '사회주의 문명화'를 통해 인민들에게 문화를 향유하게 하는는 방향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세계적인 문화를 누리게 만들겠다, 인민 생활수준을 높이겠다고 선언했다"며 "실제로 2012년부터 북한은 패션과 뷰티산업을 발전시켜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한은 쌍꺼풀 등 미용시술이 유행하고, 화장품, 다양한 패션도 유행했다. 

화장품은 여러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고, 외래어를 사용하지 않던 북한이 마스카라, 샴푸, 린스 용어도 그대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제품도 표준화해 프랑스 명품 화장품과도 비교하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교수는 "대북 제제로 북한이 패션과 화장품 산업을 의도적으로 발전시킨 측면도 있다"며 "북한 화장품과 조선옷은 중국과 러시아, 동남아 등 20여개 국가에 수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사회주의적 전통성 강조하던 북한이 자신감을 갖고 통제보다는 개인적 욕망을 허용하고 있다"며 "김정은 체제의 자신감을 내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은 체제의 자신감은 지난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회담이 빈손으로 끝나면서 붕괴됐다.

김정은은 대북제제를 끝내고자 했지만 북미회담 실패로 물 건너가게 됐고, 2019년 태풍 등 자연재해로 식량난까지 더해지게 됐다.

여기에 2020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 국경을 봉쇄하면서 사실상 북한은 1980년대의 고난의 행군처럼 다시 어려워졌다.

북미회담 실패와 자연재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북한은 다시 통제사회로 가고 있다.
북미회담 실패와 자연재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북한은 다시 통제사회로 가고 있다.

전 교수는 "2019년 북미회담이 빈손으로 끝나고, 태풍이 북한을 관통하면서 자연재해로 식량난에 봉착했다. 이후 코로나19로 북한 경제는 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중국 국경까지 차단하면서 북한 경제는 휘청거렸다"고 말했다.

또한 전 교수는 "김정은 체제 7년 동안 인민들에게 사회주의 문명국을 향유시키겠다던 북한은 2019년 이후부터 사회주의를 지켜야 한다, 국난을 극복해야 한다며 정면돌파를 선언했다"며 "2020년 12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반동사상을 배격하는 등 다시 통제를 시작했다"고 현재 북한의 상황을 설명했다.

전 교수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자력갱생 구호가 나타나고, 당의 결정대로 따르자는 1980년대 분위기로 다시 돌아갔다"며 "국가를 상징하는 옷이 나오고, 다양성 대신 일체감을 상징하는 패션으로 전환됐다"고 위기를 맞은 북한 상황을 부연했다. 

결국 김정은 체제에서의 북한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개방, 세계화, 개성 존중을 강조했지만,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 부터는 사회주의 국가를 지켜야 된다는 절박감에서 국가상징을 담아내는 패션 디자인이 나타나고, 개인적 욕망을 통제하고 있는 것이다. 

전 교수는 남과 북이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넓혀야 하고, 그 과정에서 패션과 뷰티 등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현상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과 북의 교류는 ‘문화공동체 형성’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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