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광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ICC JEJU, 10월17일 임시주주총회

29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회의실에서 제409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중 이선화 ICC JEJU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열리고 있다.
29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회의실에서 제409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중 이선화 ICC JEJU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열리고 있다.

추천과 동시에 각종 구설에 오른 이선화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해 제주도의회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실상의 적격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29일 오후 5시50분 제409회 정례회 회기 중 회의를 속개해 ICC JEJU 대표이사 후보자에 적합하다는 내용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컨벤션 산업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지만 도의원의 출신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ICC JEJU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노력할 것을 보인다며 적격 의견을 냈다.

전체 7명의 의원 중 6명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 상당수가 종합의견을 주도했다. 1명뿐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의 부적격 발언은 소수 의견으로 경과보고서에 명시했다.   

ICC JEJU는 앞선 8월31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를 선정했다. 출연기관이자 상법상 주식회사인 ICC JEJU는 다른 출자기관과 달리 이사회에서 기관장을 선임한다.

당시 이사회는 이 후보자에 대해 “경영상 문제점 해결과 내부 갈등을 봉합해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자질과 미래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후보자 발표 직후부터 전문성과 도덕성 등 자질 논란이 불거졌다. 이 후보자가 몸담았던 국민의힘은 추천 철회를 촉구했다. 인사청문회 당일에는 의회 앞에서 반대시위까지 열었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서 재선 도의원까지 지낸 이 후보자가 당적을 유지한 채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오영훈 도지사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에서다.

인사청문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경영 능력에 의구심을 던졌다. ICC JEJU의 중추 사업인 마이스(MICE)에 대한 경력이 전무하고 관련 산업에 대한 이해력도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의원 중 유일하게 국민의힘 소속인 강상수(정방동·중앙동·천지동·서홍동) 의원은 이른바 ‘이선화 대표 만들기’ 사전 공작 의혹까지 제기하며 파상 공세를 펼쳤다.

이선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는 모습  ⓒ제주의소리
이선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는 모습  ⓒ제주의소리
29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회의실에서 제409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중 이선화 ICC JEJU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열리고 있다.
29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회의실에서 제409회 제주도의회 정례회 중 이선화 ICC JEJU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열리고 있다.

당초 응모자격에 ‘관광산업에 학식을 가진 자’ 부분이 삭제되고 ‘경영 경제 및 관광산업에 학식과 능력을 갖춘 자’라는 항목이 추가된 점을 지적하며 사전 정지 작업을 의심했다.

이 과정에서 이 후보자가 “도의원 출신은 공무원 3급 국장급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발언해 공모자격 유권해석을 자기 마음대로 하냐는 호통이 떨어지기도 했다.

2014년 도의원 시절 손정미 ICC JEJU 후보자의 자질 문제를 지적한 점은 부메랑이 됐다. 당시 손 후보자에 대해 ‘업무수행 능력과 자질을 찾아볼 수 없다’며 부적격 의견을 냈었다.

농지법 위반 의혹과 제주MBC PD시절 비위행위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제주시 해안동에 보유 중인 농지를 언급하며 자경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했다.

방송사 근무 당시 비위 행위에 대한 설명도 요구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당시 행위는 관행이었고 그 문제로 퇴직을 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권고사직이 아닌 명예퇴직임을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계속되는 자질 논란에 대해 “마이스 전문가는 아니지만 컨벤션 인프라를 활용해 제주의 가치를 브랜드화하고 세계에 알릴 것”이라며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ICC JEJU는 국제자유도시 출범에 맞춰 2003년 제주도와 4개 시군, 한국관광공사, 개인주주 등이 출자한 회사다. 카지노와 쇼핑아웃렛, 케이블카 사업 등을 추진했지만 벽에 부딪쳤다.

해마다 적자가 쌓이고 내부 구성원간 마찰이 이어지면서 조직이 내홍에 빠졌다. 급기야 감사위원회 감사까지 진행되자 제주도는 공무원을 임시로 파견해 경영혁신에 나서기도 했다.

2021년 9월 김의근 전 대표가 물러난 후 2차례 대표이사 공모에 나섰지만 적격자를 찾지 못했다. 지방선거까지 맞물리면서 기관장 공백 사태가 1년 넘게 이어져 왔다.

도의회의 적격 의견을 받아든 이사회는 곧바로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ICC JEJU는 10월17일 임시주주총회를 예고했다. 선임은 이후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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