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136) conscription

conscription [kǝnskrípʃən] n. 징집(徵集)
이듸 일름 적읍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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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라는 틀(frame)이 한 독재자(dictator)의 자존심(prime) 때문에 양 국가의 국민들과 더불어 온 인류에게 더 이상의 고통(pain)을 안겨주어서는 안 된다. 사진=픽사베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라는 틀(frame)이 한 독재자(dictator)의 자존심(prime) 때문에 양 국가의 국민들과 더불어 온 인류에게 더 이상의 고통(pain)을 안겨주어서는 안 된다. 사진=픽사베이

conscription은 con- “함께”와 scribe “쓰다(=to write)”의 결합이다. 이 scribe라는 어근(root)에서 나온 낱말로는 scribble “낙서하다”, describe “기술하다”, manuscript “원고” 등이 있다. conscription의 어원적 의미는 “함께 서명하다” 정도로 볼 수 있다. 군대를 유지할 목적으로 병역(military service)을 강제적으로(by force) 수행하게 하는 징집의 경우, 그 징집명단(draft list)에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름을 올리게 되기 때문이다. 지상전(ground war)에서는 병력의 질(quality)과 더불어 양(quantity)도 중요하므로, 특히 지상군(ground forces)을 소집할 때 징집이라는 말을 많이 쓰게 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지상전에서 밀리면서, 9월 21일 드디어 예비군(reserve force) 동원령(mobilization order)을 내리고 징집에 들어갔다. 예비군 30만명 정도를 징집하는데,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전선(front line)에 투입된 러시아 군인의 수가 약 13~15만 정도이니 이번 동원령을 통해 2배 이상의 군인들을 전선에 추가 배치하겠다는 의도(intention)인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 안에서도 예비군 동원령과 전쟁 자체를 반대하는 시위(protests)가 연일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푸틴의 러시아 정부는 이번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우크라이나에 사는 친 러시아계 주민의 영토(territory)를 탈환하는 일종의 군사작전(military operation)으로 정당화(justification)해왔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여전히 이번 전쟁을 명예롭지 못한 침략전쟁(aggressive war)으로 생각하면서 징집을 기피(avoid)하거나 거부(refuse)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그런 국민적 불만(national complaint)을 줄이기 위해 금융과 IT, 통신 분야에 종사하는 화이트칼라(white-collar) 근로자와 일부 고학력 직장인들은 징집에서 제외(except)한다고 다시 추가 조치(additional measure)를 내렸지만, 이 조치로 인해 소수민족(minority race group)과 노동자 등 저소득 계층 사이에선 차별 논란(controversy about social discrimination)까지 불거지고 있다. 고학력 화이트칼라 직종을 징집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도시보다 지방·소도시에서 징집 비율(rate)이 더 높고 일부 소수민족 지역에서는 군 복무 경험이 없는 민간인까지 징집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전 세계는 러시아의 이번 동원령에 담긴 숨은(hidden) 메시지(message)에 우려(worry)를 표하고 있다. 동원령을 국제적으로 거창하게 발표한 이유가 '이제부터는 군사작전이 아니라 전쟁이다'이고, 그렇게 되면 여태껏 소규모(small scaled) 군사작전이라 내세웠던 명분(cause) 때문에 사용하지 못했던 핵(nuclear)을 지금부터는 작전이 아니고 전쟁이니 최악의 순간(the worst moment)에는 사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 러시아 동원령을 통해 러시아가 승기를 잡아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자국(their own country)에서 밀려 나가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것도 비극(tragedy)이고, 반대로 우크라이나가 선전한다 한들 저 넓고 큰 러시아를 완전히 이길 수는 없기에 전쟁은 현재와 같이 장기화(being prolonged) 양상에 접어들면서 결국엔 러시아 핵 공격까지 걱정해야 한다는 딜레마(dilemma)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제라도 유엔이 적극적으로 중재(arbitration)에 나서야 한다. 중국마저도 핵전쟁의 여파(aftereffect)를 생각하며 이번 러시아 동원령에 회의적인(skeptical) 시각을 보이는 만큼, 러시아에 철군(withdrawal of troops)의 명분을 만들어주면서 하루빨리 작금의 사태(situation)를 해결해야만 한다. 러시아의 전황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어려워지고 더 많은 사상자들(casualties)이 속출하게 되어있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가라는 틀(frame)이 한 독재자(dictator)의 자존심(prime) 때문에 양 국가의 국민들과 더불어 온 인류에게 더 이상의 고통(pain)을 안겨주어서는 안 된다. 저 멀리서 존 레논(John Lennon)의 ‘imagine’이란 노래가 들려오는 듯하다.

Imagine there's no countries,
It isn't hard to do,
Nothing to kill or die for,
No religion too,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You may say I'm a dreamer,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 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

국가라는 게 없다고 상상해보세요
어렵지 않아요
죽이고 죽을 일이 없어지는 거죠
종교같은 것도 없다고 해봐요
모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을 겁니다.

그대는 제가 꿈을 꾼다고 말하겠죠
하지만 저뿐만이 아닙니다.
언젠가는 그대도 우리와 함께하길 바랍니다
그래야만 세상이 하나가 될 테니까요.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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