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제주도의회 의원 출신 인사청문 대상자 역대 5명, 무난한 통과..."전관 예우" 비판도

왼쪽부터 김병립 전 제주시장, 안동우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 손유원 제주도 감사위원장,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 이선화 ICC제주 대표이사 후보자. ⓒ제주의소리
왼쪽부터 김병립 전 제주시장, 안동우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 손유원 제주도 감사위원장,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 이선화 ICC제주 대표이사 후보자. ⓒ제주의소리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이선화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결과 '적격' 취지의 판단을 내리면서 전직 제주도의원 출신의 '인사청문 불패' 기록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지난 29일 이선화 ICC제주 대표이사 후보자의 임명이 적합하다는 내용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당초 이 후보자의 경우 인사청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견돼 왔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에서 재선 도의원까지 지낸 이 후보자가 당적을 유지한 채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도지사 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인사청문을 앞두고 전 당직자를 동원한 피켓시위를 벌이며 이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했다.

또 사실상 제주도의원 시절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에 소속된 것 외에는 ICC의 중추 사업인 마이스(MICE)에 대한 경력이 전무하고, 관련 산업에 대한 이해력도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의회의 칼 끝은 무뎠다. 간헐적으로 날 선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대부분 차분한 가운데 정책 위주의 질의를 이어갔다.

전체 위원 7명 중 6명이 오 지사와 같은 민주당이고, 국민의힘 위원은 단 1명에 그친 문광위 구성도 영향을 미쳤다.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면서 ICC제주 이사회는 곧바로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를 되돌아봐도 '의원 출신'의 인사청문은 상대적으로 순탄했다. 

2014년부터 제도화된 제주도의회의 인사청문 대상은 제주도 정무부지사와 도 감사위원장, 양 행정시장을 비롯해 지방공기업인 제주개발공사 사장, 제주관광공사 사장, 제주에너지공사 사장, 출자·출연 기관장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대표이사, 제주연구원 원장 등이다.

이중 제주도의회 의원을 지낸 후 인사청문 대상에 올랐던 인사는 이선화 후보자를 비롯해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 손유원 제주도 감사위원회 위원장, 안동우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 김병립 전 제주시장 등 총 5명이다.

공교롭게도 모든 대상자들은 '다선 의원' 출신이었다. 이중 안동우 전 부지사는 제주시장까지 역임하며 원희룡 도정에서만 두 차례의 인사청문을 경험한 이력을 지녔다.

기초의회 의원으로 범위를 넓히면 남제주군의회 의장을 지낸 이종우 서귀포시장까지 포함된다.

해당 대상자들도 결함이 없지 않았다. 단순 전문성을 떠나 음주운전, 공직선거법 위반, 정치적 유불리에 따른 행보 등의 결함을 지닌 대상자도 있었다.

인사청문 선상에 선 타 후보에게는 낙마 사유가 됐던 사유도 '논란' 수준으로 넘어간 사례도 있다.

'도의원 출신'이라는 이력이 의원들의 예봉을 꺾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제주지역내 한정된 인력 풀에서 의원 출신 인사는 잡음을 최소화하는데 적격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의 의회 내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의원 출신들이 의회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지 않나. 단순 친분을 떠나 정치력을 발휘하기에 더 좋은 조건인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의원 출신이라면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겠지만, 결과만 따지면 '전관예우'니, '가재는 게 편'이니 따가운 질책을 받을 수 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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