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준공영제 개편안 도출, 10월 5~12일 지역별 공청회 실시

연간 1000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이 투입되는 '제주 버스준공영제' 시스템을 개편해 노선을 축소하고 보조금을 22%까지 줄이는 대안이 제시됐다. 특히 타 지역 대중교통비와 제주지역 물가 인상률 등을 고려해 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한양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수행한 '버스 준공영제 성과평가 및 개선방안 운영' 결과를 30일 공개했다. 이번 용역은 도입 4년이 경과된 버스 준공영제에 대한 성과를 짚어보고, 대중교통 이용 서비스 수준을 개선하는 안을 모색하기 위해 수행됐다. 

특히 기존 민영제에서 운송사업자는 수익성 위주 노선만을 소유·운영하기 위해 업체간 과다한 경쟁으로 노선 조정이 어렵고, 대중교통 이용객의 다양한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데 어려움 있다는 전제하에 준공영제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의 접근이 이뤄졌다.

용역진은 버스 준공영제와 관련, 노선과 운행대수가 증가하고, 버스노선체계가 확립되면서 버스서비스가 확대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수요 효율성이 저하되고, 재정지원금이 증가해 재정약화를 가져왔다는 점은 부정적인 측면이다.

장기적으로는 현재의 준공영제 시스템의 개편이 불가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출생률 저하로 운송수입금을 높이는 비중의 학생 이용객 수가 감소하고, 무임승차하는 고령자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대중교통 재정지원이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버스서비스 증대 요구는 늘어남에도 이용객은 정체돼 보조금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용역진은 장거리 노선과 중복노선, 비효율 노선 등을 줄이고, 관광순환버스와 급행버스 등을 늘리는 안을 제시했다. 제주시 간선·지선체계를 재계획하고, 읍면지역 환승정거장 설립 계획도 제시했다. 운영비 절감 차원에서 기존의 지선 대형버스는 중형버스로 변경하는 안도 새롭게 도출됐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간선·지선 노선 중 중복도 70% 이상, 대체노선 10개 이상, 환승통행량 10% 이하의 경우 노선 통폐합 및 운행횟수를 감소하고, 장거리 노선 및 운행시간, 중복도, 노선 효율성, 배차간격 등을 고려해 노선 개선 대상을 선정키로 했다.

이를 통해 준공영제 보조금 규모를 22%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보조금 216억원 수준을 감소하고, 차고지가 확보될 시에는 296억원이 더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대중교통 요금체계를 검토 제안은 추후 논란의 여지를 남기게 됐다. 용역진은 일반 현금기준시 제주도 간선·지선버스의 요금은 1200원으로, 1300~1400원 수준인 타 지자체볻다 낮다는 점을 주목했다.

심야버스의 경우도 타 지자체는 1700원에서 2250원 수준인데 반해 제주도는 1200원으로 크게 낮다고도 분석했다. 공항리무진도 7000~8000원 선인 타 지자체보다 제주는 최대 5500원으로 낮게 책정됐다. 급행버스만 타 지자체에 비해 최대 300원 가량 높은 요금을 받고 있었다.

여기에는 제주지역 물가 상승율과 제주도민 수입금액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덧붙여졌다. 과거 6년간 제주지역 총생산 증가율은 2.88%고, 같은 기간 제주지역 소비자 물가지수 증가율은 1.21%임을 감안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용역진은 이를 고려했을 때 제주도내 간선·지선버스는 100원에서 200원, 공항리무진은 1500원에서 2000원 가량 인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심야버스는 대부분 학생을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어 요금인상에서 제외했다. 용역진은 요금 현실화를 통해 2022년 기준 요금 100원 증가시 33.3억원, 200원 증가시 69.8억원의 수입금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결과적으로는 기존 노선의 횟수를 줄이고, 요금을 올리는 격이어서 보조금을 줄이는 대신 시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방안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는 10월 5일 오전 10시 서귀포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6일 오전 10시 TBN교통방송, 7일 오전 10시 한림읍사무소 대회의실, 11일 오전 10시 구좌읍사무소 다목적문화센터, 12일 오전 10시 남원읍사무소 대회의실, 오후 2시 대정청소년수련관에서 지역별 도민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상헌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이번 용역은 지난 4년 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종합 분석해 개선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용역을 충실하게 마무리해 버스준공영제 개선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노선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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