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재심, 역사의 기록] (49) 제15차 직권재심 청구인 30명 전원 무죄
제주4.3특별법 전면 개정에 따라 직권재심이 시작된 이후 누적 명예회복 4.3피해자가 400명을 돌파했다. 이날 돌아가신 아버지의 명예가 회복된 어느 유족은 다른 유족들을 향해 “DNA 검사를 꼭 받으시라”고 간곡한 목소리로 권하기도 했다.
4일 제주지방법원 형사4-1부는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단장 이제관, 합동수행단)’이 15번째로 청구한 직권재심 청구인 30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올해 3월29일 1~2차 직권재심 무죄 선고에 이어 15차 직권재심까지 무죄 판결이 이뤄지면서 직권재심으로 명예를 회복한 누적 4.3 피해자는 총 400명이다.
15차 직권재심 청구인 30명 중 14명은 1948년 1차 군법회의에, 나머지 16명은 1949년 2차 군법회의에 회부돼 억울하게 옥살이한 피해자들이다.
이날 명예가 회복된 고(故) 김석삼의 딸 김영숙(74) 할머니는 다른 4.3 유족들을 향해 “DNA 검사를 꼭 받으시라”고 호소했다.
4.3당시 가족의 생계를 꾸리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 일하던 김석삼은 가족을 만나기 위해 제주에 잠시 들렀고, 입도 3일만에 무장대에 끌려가 행방불명됐다.
김석삼은 1948년 12월12일자로 내란죄로 징역 1년형에 처해져 목포형무소에 수감됐다. 김석삼은 1949년 12월에 출소해 제주에 다시 돌아와 서귀포에서 일하다 예비검속에 의해 2차 피해를 당했다.
현 제주국제공항 부지인 옛 정뜨르비행장(제주비행장)에서 무차별적인 즉결 처분을 당한 피해자 중 1명이다.
김석삼의 딸 김 할머니는 “어릴 때는 아버지 얘기를 하지 않았다. 주변에서 좌익이다 뭐다 계속 놀려서 힘들었다. 지금은 4.3 유족이라는 사실을 당당하게 밝힌다. 최근에는 아버지의 유해도 찾았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병원을 찾았다가 딸의 권유로 4.3 유해 찾기 DNA 검사를 했다. 지난해 12월 유해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고, 올해 2월 영결식도 치렀다. 현재 아버지는 제주4.3평화공원 납골당에 안치돼 있다. 아버지의 유해를 찾아 영결식을 했는데, 무죄 판결로 명예까지 회복된다고 하니 너무 기쁘다”고 그제야 웃어 보였다.
이어 “제주4.3 유해발굴 사업이 계속된다고 하니 다른 유족분들도 꼭 DNA 검사를 받으시라”고 적극 추천했다.
이날 재판부는 15차 직권재심 청구인 30명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로써 직권재심으로 명예가 회복된 누적 4.3 피해자는 400명을 넘어섰다.
다음은 직권재심 명예회복 명단.
1차 직권재심(2022년 3월29일) 2차 직권재심(2022년 3월29일) 3차 직권재심(2022년 4월19일) 4차 직권재심(2022년 5월3일) 5차 직권재심(2022년 5월17일) 6차 직권재심(2022년 5월31일) 7차 직권재심(2022년 6월14일) 8차 직권재심(2022년 7월5일) 9차 직권재심(2022년 7월12일) 10차 직권재심(2022년 8월9일) 11차 직권재심(2022년 8월30일) 12차 직권재심(2022년 9월6일) 13차 직권재심(2022년 9월13일) 14차 직권재심(2022년 9월20일) 15차 직권재심(2022년 10월4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