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인사청문회, 도덕성-역량 검증 구분할 필요”

6일  오전 의장실에서 취임 100일에 즈임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의소리
6일 오전 의장실에서 취임 100일에 즈임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의소리

김경학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이 제주도 산하기관장에 내정된 도의원 출신들의 인사청문회 불패신화와 관련한 ‘전관예우’ 논란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 무용론과 관련해서는 “도지사의 인사권을 존중한다”고 전제한 뒤 도덕성 검증과 정책역량 검증을 이원화하는 ‘투트랙 청문회’ 방식으로의 개선을 제안했다.

김경학 의장은 6일 오전 11시 의장실에서 12대 의회 출범 100일에 즈음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김경학 의장은 모두 발언을 통해 “더 나은 제주, 더 행복한 제주를 만들기 위해 면밀히 살피고, 더 나은 정책, 더 나은 살림 계획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도민들의 희망과 기대 속에 출범한 12대 의회가 어느덧 100일을 맞았다”며 “12대 의회 의원 45명 중 초선은 25명, 재선은 16명, 3선은 4명이다. 무엇보다 20대 1명, 30대 2명이 입성해, 보다 젊은 도의회가 됐다. 그리고 여성의원도 8명이나 돼 다양한 연령층과 다양한 직업군의 목소리를 듣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학 의장은 또 “도정에 대한 평가는 의장이나 의회의 몫이 아니라 도민들의 몫”이라며 “다만 출범 초기이지만 의회와 도의 관계는 두 번의 정책협의회를 통해 제주 현안 해결에 힘을 모으기로 하는 등 협치를 잘 이뤄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제 곧 행정사무감사와 새해 예산안 심의 등 굵직굵직한 안건과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이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해 성과를 가시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45명의 도의원 모두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100일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경학 의장은 도정과 의회가 협치의 긍정적 모습을 보여준 상설정책협의회 가동을 첫손에 꼽았다.

김경학 의장은 “과거 10대, 11대 의회 때는 집행부와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해 도민들의 우려와 지적이 컸다”며 “다소간에 집행부의 방향과 의회가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지만, 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과정을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6일 오전 의장실에서 취임 100일에 즈음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의소리
6일 오전 의장실에서 취임 100일에 즈음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김경학 제주도의회 의장. ⓒ제주의소리

무용론까지 제기됐던 인사청문회 제도개선과 관련해서는 “의장은 의회를 대표하는 것일 뿐 의회의 의사를 독점할 수는 없다”며 사견임을 전제로 “제주도지사으 임명권은 존중해야 한다. 다만 임명 전 얼마나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추천할 수 있는지 사전 검증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청문회는 도덕성 및 역량 검증을 구분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도의원 출신들에 대해서는 전부 적격 판정을 내렸다. ‘전관예우’가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는 지적에는 “썩 동의하기 어렵다”며 “물론 의원 출신이 청문대상이 되면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청문위원들이 자신의 본분을 내던지지는 않는다. 더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청문에 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가 제도화된 2014년 이후 인사청문 대상에 오른 제주도의회 의원 출신은 5명. 김병립(제주시장), 안동우(제주시장, 정무부지사), 손유원(감사위원장), 김희현(정무부지사), 이선화(ICC 제주 대표이사) 전 의원 모두 ‘적합’ 판정을 받으며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했다.

김경학 의장은 또 예산심사 시 ‘지역구 챙기기’ 논란과 관련해서는 “심사 과정에서 증·감액은 불가피하다. 규모보다 내용이 중요하다”며 “증액된 예산들은 대부분 읍면지역 주민들과 밀접한 것이어서 지역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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