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10월말 미뤄진 용역 발표 시기 "결정된 바 없어, 연장 여부까지 검토"

국토교통부가 이달 말까지 결론내리기로 했던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용역'을 재연장할 가능성까지 내비쳐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연장된 용역 결과 발표가 다시 미뤄지면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 구조도 장기화될 우려가 나온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17일 [제주의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용역 발표 일정과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 용역을 연장할지 안 할지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용역을 다시 연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일단 현재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하고, 그 다음에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용역)업체로부터 최종적인 의견을 듣지 못했기 때문에 답변을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추가 연장 가능성까지 검토한다는 것이 아직 용역 과정에서 해소되지 못한 문제가 있는 것이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해소가 안됐다기 보다 전문가 의견을 못 들었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토부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결론을 내는 것이 목표"라며 "이후 환경부와 협의를 진행할지, 아니면 좀 더 보완을 할 지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 용역은 지난 6월말로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용역 세부내용 추가 검토를 이유로 결과 발표를 7월말로 미룬 후, 7월말이 도래하자 다시 10월말로 한 차례 더 연장한 바 있다.

당시만하더라도 국토부는 용역 최종보고회까지 마치고, 결과에 따라 '환경부에 의해 반려된 전략환경영향평가가 보완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용역이 완결되지 않았다며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했다.

이 용역은 환경부에 의해 반복해서 반려된 제주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의 보완이 가능한지를 점검하는 내용으로 시행됐다.

당시 환경부가 반려 사유로 ▲비행안전이 확보되는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 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항공기 소음 영향 재평가 시 최악 조건 고려 미흡 및 모의 예측 오류 ▲다수의 맹꽁이(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서식 확인에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조사된 숨골에 대한 보전 가치 미제시 등에 대해 보완 가능성을 점검한다는 목적이다.

애초에 지적된 내용들은 어느것 하나 단기간의 처방만으로는 근원적인 문제를 해소하기 어려운 내용이었다. 그렇기에 2019년 10월 첫 보완 요청부터 같은 해 12월 두번째 보완에 이르기까지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2021년 최종 반려 결정이 내려졌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국토부는 '보완 가능'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잡고, 세부적인 내용에서의 논란이 온전히 해소되지 못하자 용역 결과 발표를 미루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미 두 차례 연장된 터라 더이상 미뤄진다면 제2공항에 대한 갈등이 고착화 될 우려까지 제기된다.

도민사회에서는 국토부의 미온적 대응에 대한 비판도 잇따른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 6일 취임 100일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주 제2공항 관련 논의에 대해 "아직도 관련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용역의 내용에 대해 공유해주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특히 전임 제주도지사를 지낸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제주도와의 협의를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표출했다. 

오 지사는 "취임 전 당선자 시절부터 원희룡 장관과 만나 이 문제에 대한 협의할 생각이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비공개적으로 계속 전달한 바 있지만, 아직도 이 부분이 실현되지 못했다"며 "하루 빨리 만나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댈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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