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환도위, 행정감사 개시선언 직후 중단..."답변 자료 의회 경시" 불호령

19일 오전 행정사무감사 개시 직후 중단된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회의실. ⓒ제주의소리

민선8기 오영훈 제주도정을 상대로 한 첫 행정사무감사에 나선 제주도의회가 무성의한 제주도의 자료 제출에 대해 감사 중단이라는 강수를 띄웠다. 제주도는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한 의회의 시정 요구까지 '완결' 처리하며 빈축을 자초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송창권)는 19일 오전 10시 제주도 교통항공국과 공항확충지원단을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 개시를 선언한 직후, 감사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해 의회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한 제주도의 처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제주도 공항확충지원단이 제출한 '2021년 행정사무감사 지적사항 처리결과' 자료에 따르면 총 7건에 대해 모두 '완결' 처리됐다고 보고했다. △완결 △추진중 △추진불가 등 3개의 선택항목을 놓고 모두 종결지었다는 보고였다.

지난해 행정감사 시 제기된 시정 요구사항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반려 이후 공항 추진이 멈춰 있어 대정부 절충과 국회의원 협조 등을 통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제2공항 예정지로 지정되며 피해를 입고 있는 성산읍 주민들의 피해에 대한 조사를 통해 보상대책을 마련하라 △제2공항 추진으로 인한 주민갈등이 더욱 심해지고 있어 원인파악과 해소방안을 마련하라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공항소음대책 지원 특별회계 설치 및 운용 조례안 제정되며 특별회계 설치를 위한 노력 △제주공항 공항수요 예측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계획 마련 △제2공항으롱 인한 성산읍 지역 주민 피해 보상 추진 시 보건소 내 의료진 확보 방안을 마련할 것 △공항소름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공항이용료가 지원될 수 있도록 조치 등 총 7건의 요구가 있었다.

제주도는 이 모든 사항을 '완결' 처리했다고 보고했다.

국토부에 묶인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의 경우 제주도는 용역 자료조차 공유받지 못했음에도 이를 완결지었고, 제2공항 성산읍 주민들에 대핸 피해 보상대책 역시 사실상 멈춰선 상태임에도 완결됐다고 보고서를 작성했다.

심지어 7년째 진행중인 제2공항 주민갈등 해소와 관련해서도 완결된 사안으로 마무리했다.

교통항공국 소관 지적사항 역시 마찬가지였다. 총 20건의 지적사항 중 10건은 완결, 10건은 추진중이라고 답변했다. 도의회는 이 역시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고 혹평했다.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을 지역구로 둔 현기종 의원(국민의힘)은 "이런 무성의한 답변이 돌아온다면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라며 행정사무감사 중지를 요구했다.

현 의원은 "지난해 행감 시정처리 결과 답변이 너무 무성의하다. 그 내용도 보면 2021년 지적하기 이전 내용을 그대로 복사한 수준"이라며 "이러한 답변은 의회에 주어진 집행부의 견제 권한을 무력화시키고 의회를 경시하는 태도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송창권 위원장 역시 "전년도 행감 지적사항 처리 결과를 살펴보면서 지적사항에 대한 개선이나 조치 계획에 대해 집행부의 고민이나 검토가 부족하다는 개인적인 판단이 있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유감의 말씀을 전한다"며 행정감사 중단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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