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부채 62억-당기순손실 41억
지자체 너도나도 컨벤션 ‘경쟁력 약화’

[기사수정 2022-11-07 14:23] 제주도 유일의 출자기관인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가 4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재정 건전성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7일 ICC JEJU가 공개한 재무현황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ICC JEJU 자산은 1817억원, 자본은 1755억원, 부채는 62억원이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70억원대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비용을 제외한 당기순손실도 41억원을 넘어섰다.

2017년 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기도 했지만 이듬해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5년간 누적 손실만 106억원을 웃돌고 있다.

ICC JEJU는 정관에 따라 국제회의업 운영과 각종 행사 유치, 매장 임대, 광고판 임대, 국제평화센터 부지 임대, 제주관광공사 면세점 임대, 직영매장 운영 등으로 수익을 올린다.

하지만 해마다 적자가 반복되면서 지난해 8월에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금융권에서 20억원의 대출을 받기도 했다. 기존 대출을 연장한 차입금도 18억원이나 된다. 

지난해에는 시설장비임대사업과 기본임대사업, 식음사업, PCO·PEO(국제회의 기획) 사업에서도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제주도 감사위원회의 특별감사 결과, ICC JEJU는 원가분석은 고사하고 사업별 손익 규모조차 파악하고 있지 않았다.

이에 감사위원회는 임대·식음 등 사업별 원가분석을 진행해 수익성 향상이나 임대수익 확대 등의 노력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향후 사업 전망도 밝지 않다. 당장 제2컨벤션센터 건립부터 난항이다. 800억원을 들여 추진하려던 지하1층, 지상4층, 건축연면적 2만820㎡의 마이스 다목적복합시설에 제동이 걸렸다.

물가 상승에 따른 사업비 증가와 활용도 문제가 불거지면서 사업 추진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전국적으로 컨벤션사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향후 사업 재추진 여부도 불투명하다.

현재 건립을 추진하거나 계획된 컨벤션사업만 전국적으로 20곳에 육박한다. 서울은 물론 대전 국제전시컨벤션센터와 부산 벡스코 제3전시관 등 경쟁 시설은 갈수록 늘고 있다.

내부적 위험요인도 풀어야 할 과제다. 해마다 적자가 쌓이고 내부 구성원간 마찰이 이어지면서 수년 넘게 조직은 내홍에 빠졌다. 

급기야 감사위원회 감사까지 진행되자 제주도는 공무원을 임시 파견해 경영혁신에 나서기도 했다. 2021년 9월 김의근 전 대표가 물러난 이후에는 1년 넘게 기관장 공백 사태도 겪었다.

지난달 이선화 신임 대표이사가 취임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이 대표는 취임과 동시에 조직 안정화와 생산성 제고, 다목적복합시설 확충사업 추진을 약속했다.

ICC JEJU는 국제자유도시 출범에 맞춰 1997년 제주도와 4개 시군, 한국관광공사, 개인주주 등이 출자한 회사다. 카지노와 쇼핑아웃렛, 케이블카 사업 등을 추진했지만 벽에 부딪쳤다.

2021년 12월 말 기준 주식 지분율은 제주도가 66%로 최대주주다. 이어 한국관광공사 14%, 대우건설 3%, 부영주택 3%, 대우조선해양 2%, 우양산업개발 1%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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