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농기계 전동화·자율주행 엑스포] 농업벤처기업 ‘주식회사 네오’
박우군 대표 “디지털 농업기술, 자율주행 농기계 개발이 목표”

농업회사법인 (주)네오 박우군 대표(64)가 자신이 개발한 '전동형 무선조종 농약살포기'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농기계들은 모두 친자식 같다고 말한다. ⓒ제주의소리
농업회사법인 (주)네오 박우군 대표(64)가 자신이 개발한 '전동형 무선조종 농약살포기'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그는 자신이 개발한 농기계들은 모두 친자식 같다고 말한다. ⓒ제주의소리

경남 진주의 시골 소년 별명은 ‘박도사’다. 중학교에 다니던 15살 무렵부터 기계수리에 선천적으로 재능이 있던 그에겐 자연스러운 별명이었다. 60대 중반의 초로에 접어든 그는 농기계 발명특허 기술을 5~6개나 보유하고 있어 농업‧농촌에선 나름 유명인사다. 

농업회사법인주식회사 네오의 박우군(64) 대표를 제1회 국제농기계 전동화·자율주행 엑스포 둘째 날인 9일 엑스포 전시행사장에서 만났다. 그가 직접 5년여간 독자적으로 연구 개발한 ‘전동식 스피드 스프레이어’를 홍보하기 위해 이번 엑스포에 참가한 그는 어려웠던 시간들이 스쳐 가는 듯 자신이 개발한 농기계들이 모두 자식 같다고 했다. 

농업회사법인 (주)네오 박우군 대표(64) ⓒ제주의소리
농업회사법인 (주)네오 박우군 대표(64) ⓒ제주의소리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에 소재한 ㈜네오는 농업용 파쇄기, 운반차, 비료살포기, SS기(농약살포기) 등 소형 농기계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벤처기업이다.  

“농업회사법인 네오는 농민과 농촌을 위해 태어난 회사라고 자부합니다. 제주에서 창업한 농기계 전문회사로서 농민들을 위한 농업기계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전 지구촌이 공동 지향하는 친환경‧저탄소 목표에 농기계 분야도 예외가 아니기에 저희가 카본프리 제주에서 선도해보려고 합니다”

화석연료 엔진을 통한 SS기(농약살포기)가 아닌, 세계 최초의 전동충전식 무선조종 농약살포기(스피드 스프레이어)를 개발한 박우군 대표는 이번 엑스포에 자신의 발명품을 가지고 전시에 참여했다. 

박 대표는 “기존 SS기 농약살포기들은 전부 사람이 직접 탑승하고 농약을 살포한다. 농약 살포에 따른 농민들의 건강도 문제지만, 우리나라에서만 매년 농기계 전복사고로 20여명의 농민이 숨지고 있다. 이 ‘스피드 스프레이어’는 제가 5년간 단독 연구해서 개발한 전동충전식 무선조종 농약살포기로, 모든 인증절차를 마치고 지난 6월부터 생산 보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에도 안전장치가 장착된 유압식 소형농기계를 개발해 농민들의 빈번한 안전사고를 최소화하는 데 노력해왔다. 

탄소중립과 친환경이라는 큰 흐름에 디지털 농업, 스마트 농촌이 함께 하고 있다. 제주 농업벤처회사인 농업회사법인 네오가 발명특허 인증을 받고 올해 생산에 들어간 '전동형 무선조종 농약살포기(스피드 스프레이어)'가 9일  국제농기계 전동화·자율주행 엑스포 현장에서 시연하는 모습.  ⓒ제주의소리
탄소중립과 친환경이라는 큰 흐름에 디지털 농업, 스마트 농촌이 함께 하고 있다. 제주 농업벤처회사인 농업회사법인 네오가 발명특허 인증을 받고 올해 생산에 들어간 '전동형 무선조종 농약살포기(스피드 스프레이어)'가 9일  국제농기계 전동화·자율주행 엑스포 현장에서 시연하는 모습.  ⓒ제주의소리
제주 농업벤처기업인 농업회사법인 네오가 자체 개발한 '전동형 무선조종 농약살포기(스피드 스프레이어)' ⓒ제주의소리
제주 농업벤처기업인 농업회사법인 네오가 자체 개발한 '전동형 무선조종 농약살포기(스피드 스프레이어)' ⓒ제주의소리
농업회사법인의 박우군 대표가 '전동형 무선조종 농약살포기(스피드 스프레이어)'를 시연하는 모습 ⓒ제주의소리
농업회사법인의 박우군 대표가 '전동형 무선조종 농약살포기(스피드 스프레이어)'를 시연하는 모습 ⓒ제주의소리

앞으로의 목표도 물었다. 박 대표는 “완전한 자율주행기술이 탑재된 디지털 농업기술, 자율주행 농기계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 등과 함께 디지털 농업기술 개발을 위한 협업을 논의 중이고요. 도로를 주행하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이미 표준화된 상당한 데이터와 기술이 있으나 알다시피 농업 환경은 각 경작지가 처한 환경과 특성이 달라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매우 많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농업, 스마트 농촌을 위한 기술개발에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검게 그을린 그의 얼굴이 녹록지 않았을 그간의 시간을 대변하는 듯 했다. 인터뷰 말미에 농업벤처기업의 애로사항도 귀띔했다. 

“저희 같은 소규모 영세기업은 기술개발도, 영업도 모두 제가 해야 합니다. 대학이나 연구기관은 소위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는 프로그램이 많지만, 우리처럼 소규모 영세기업이 연구비를 지원받을 방법이 없습니다. 저도 그동안 농기계 개발에만 수억원이 들었지만 모두 제 개인연구소에서 제가 부담했지 단 1원도 연구비를 지원받을 데가 없었습니다. 이런 점이 가장 큰 애로점이죠. R&D 지원 문턱이 너무 높습니다. 우리 같은 소기업에도 R&D 지원 문턱을 낮춰주시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농업기계 발명에 미친 ‘박 도사’ 박 대표의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다. 선천적으로 기계를 만지는 재주를 타고났다. 중학교 때부터 기계 수리를 해 용돈을 벌었고, 18살에 농기계수리센터 기사로 일했다. 22살 때 이미 농기계회사를 창업해서 너무 일찍 성공의 맛을 보기도 했다. 그러나 오토바이 사고로 돈도 건강도 잃고 나선 생계를 위해 대형화물차 기사를 한 적도 있다. IMF 시절 너무 힘들어서 고향을 등지고 가족을 데리고 야반도주하듯 제주도로 내려왔다. 제주 정착한 지 이제 25년째다. 이제 제주에서 농민을 위해 여생을 바치고 싶단다. 그의 꿈이 11월 제주의 노지 감귤처럼 건강하게 영글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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