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임시이사회 체제
총장 사퇴로 직무대행 유지

학교 부지까지 매각하면 정상화에 열을 올린 제주국제대학교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정이사 체제 전환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25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국제대학교가 최근 교육부 사학분쟁위원회에 대학 정상화 추진 실적을 보고해 관련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국제대는 2000년 학교법인 동원교육학원의 설립자인 김동권 전 이사장의 185억원대 교비 횡령사건이 터지면서 11년에 걸쳐 임시이사 체제를 경험했다.

2012년 3월 가까스로 정이사 체제로 전환해 옛 탐라대학교와 옛 제주산업정보대학을 통폐합하고 제주국제대를 출범했지만 내부 갈등으로 2013년 11월 다시 임시이사 체제가 됐다.

동원교육학원은 옛 탐라대 부지 31만2217㎡와 건물 11개동 3만316㎡를 제주도에 415억9500만원에 매각해 2016년 5월 정이사를 선임했지만 지난해 또 임시이사 체제로 돌아갔다.

제주도는 사퇴하거나 임기가 끝난 정이사를 대신해 7명의 이사를 추천했다. 교육부가 이들을 모두 선임하면서 1년 넘게 임시이사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올해 8월 강철준 총장마저 임기를 6개월 앞두고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총장 공석 사태까지 빚어졌다. 후임 인선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교무처장이 직무를 대행하고 있다.

내부 갈등과 소송 등 안팎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하지만 임시 이사회는 법인과 대학의 예・결산과 학사 운영에 필요한 기본적인 업무만 처리하는 실정이다.

재산 처분과 정관 변경 등의 주요 정책 결정에 제한이 따르기 때문이다. 임시이사 체제에서 대학 정상화 방안을 마련했지만 교육부가 이를 수용할지도 불투명하다.

대학 내부 상황도 녹록치않다. 올해 입학 정원 370명 중 실제 입학생은 61명에 불과하다. 이는 제주시내 모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정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신입생은 줄고 재학생은 이탈하면서 재학생은 2020년 900명에서 올해는 511명으로 급감했다. 휴학생을 더한 재적학생 수도 같은 기간 1445명에서 779명으로 절반이 사라졌다.

당장 내년 신입생 모집도 걱정이다. 학력인구 감소와 부실대학 이미지 여파로 학생 모집도 가시밭길이다. 학생수 감소로 등록금이 줄어 교육투자를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임시이사 7명의 임기는 내년까지다. 아직까지 정이사 체제 전환 여부는 불투명하다”며 “총장 사퇴로 당분간 직무대행 운영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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