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구 도의원 “분야별 예산 배정, 다른 문화예술 상대적 피해 우려” 지적

정민구 도의원(사진)은 서귀포시가 내년 ‘케이팝 공연’을 추진하면서 무려 10억원을 배정한 사실을 지적했다. / 사진=제주도의회<br>
정민구 도의원(사진)은 서귀포시가 내년 ‘케이팝 공연’을 추진하면서 무려 10억원을 배정한 사실을 지적했다. / 사진=제주도의회

서귀포시가 내년 ‘케이팝 공연’을 추진하면서 무려 10억원을 배정했다. 금액 자체가 적정한지에 대한 문제뿐만 아니라, 각 분야별로 예산을 배분하는 행정시 상황에서 공연 한 번에 10억원을 투입하면 그만큼 다른 서귀포지역 문화예술 비중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서귀포시는 내년 10월 ‘서귀포 K-POP 문화콘서트’를 개최하기 위해 자체 행사운영비로 10억원을 편성, 도의회에 제출했다. 

취지는 ‘서귀포시민 및 관광객들에게 평소 대하기 힘든 대형콘서트 개최로 문화 향유 기회 확대와 K-콘텐츠를 활용, 문화도시 서귀포를 대·대외로 홍보한다’고 강조했다.

서귀포시는 정상급 케이팝 가수 8명과 제주지역 가수 6명 출연료로 7억원을 책정했다. 무대 설치에는 2억5000만원, 홍보 부스·영상화 등 운영 경비로 5000만원을 책정했다. 

입장권은 유료로 판매하고, 방송사와 컨소시엄(consortium, 협업)한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한해로 끝내지 않고 2024년 이후에도 계속 같은 규모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계획에 25일 열린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위원장 이승아)의 2023년도 예산안 총괄검토 보고에서 정민구 의원(삼도1.2동, 더불어민주당)이 문제를 제기했다.

정민구 의원은 “이 공연이 도지사 공약도 아닌데 한 번 행사를 치르는데 10억원을 책정했다”며 “10억원이면 서귀포시 문화예술인, 단체에 얼마나 투입할 수 있느냐”고 피력했다.

무엇보다 서귀포시를 포함한 행정시는 현재 예산을 편성하면서 분야 별로 예산을 실링(ceiling, 할당)하고 있는데, 문화예술과가 10억원이라는 금액을 책정함으로서 서귀포 지역 문화예술계가 상대적으로 기회를 잃게 된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정민구 의원은 “대형 케이팝 콘서트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서귀포시가 자체 예산으로 10억이나 잡아놓으면 그 만큼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 예술계가 지원을 받지 못한다”며 “이런 행사는 서귀포시가 아니라 제주도가 해야 맞지 않냐”고 꼬집었다.

정민구 의원은 “이런 식으로 예산을 조정하면 행정시에서 문화 예술은 더더욱 어려울 수 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계획해놓고 예산을 편성하지 못한 사업들은 의회를 통해 반영시키려는 시도는 아무래도 합당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