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아트센터, 이중섭미술관, 제주현대미술관 등 기획 예산 대폭 삭감

제주도 내년 예산과 관련해 문화·예술 분야 부서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 왼쪽은 제주아트센터, 오른쪽은 이중섭미술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도 내년 예산과 관련해 문화·예술 분야 부서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 왼쪽은 제주아트센터, 오른쪽은 이중섭미술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기사 수정=11월 28일 오후 1시 12분]

제주도 내년 예산과 관련해 문화·예술 분야 부서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자체 역량을 나타내는 ‘기획’ 예산이 큰 차이를 보이는 모양새다.

제주도가 편성한 2023년도 예산안은 현재 제주도의회에 제출돼 상임위원회별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앞서 각 부서 별로 신청한 예산을 모두 모아 제주도 예산 담당부서에서 경중을 가려 일종의 초안을 마련했다. 때문에 부서마다 계획한 예산안이 얼마나 반영됐는지 차이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제주도와 행정시 문화·예술 예산은 전반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그 안에서도 ‘기획’ 예산은 삭감과 증가 사이에서 차이를 보였다. 문화·예술 시설이 몸이라면, 기획은 뇌에 해당한다. 지금 도민들에게 필요한 문화·예술이 무엇인지 저마다 고민해서 만드는 과정이 바로 기획 분야이다. 기획 분야가 취약하다면 단순히 민간 공연이나 전시 장소를 빌려주는 깡통 시설에 다름 아니다. 기획 역량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몇몇 부서와 기관들은 내년 기획 예산에서 상당한 고배를 마신 상태다.

대표적으로 제주아트센터가 꼽힌다. 제주아트센터는 ‘기획공연 및 오페라 순이삼촌’ 예산이 올해 8억원에서 내년 6억원으로 2억원이나 삭감 당했다. 특히 제주아트센터가 주도해 창작한 오페라 순이삼촌 예산은 칼날에서 벗어나면서, 기타 나머지 기획 공연은 빨간 불이 켜졌다.

서귀포시 이중섭미술관도 비슷한 처지다. 이중섭미술관은 ‘특별전 전시 기획’ 예산이 올해 1억6400만원에서 내년 6500만원으로 줄면서, 9900만원이 날아갔다. 동시에 특별전 관련 보전금도 530만원이 줄어든 1550만원만 반영됐다.

제주도문화예술진흥원은 ‘기획 공연’ 예산이 올해 5억5576만원에서 내년 5억5476만원으로 100만원이 감소됐다. 표면상으로는 크게 줄어들진 않았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활동을 추진했던 진흥원 구상에 비춰보면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제주현대미술관은 ‘문화예술 공공수장고 관리 운영’ 예산이 올해 8억831만원에서 내년 5억1910만원으로 2억8921만원이 줄면서 고민을 떠안게 됐다.

영상문화산업진흥원은 출연금이 올해 78억9083만원에서 내년 76억5509만원으로 2억3573만원이 삭감되면서, 일부 기획과 운영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서귀포예술의전당 기획 공연 추진(+2000만원) ▲제주시 문화예술과 뮤지컬 아카데미·창작뮤지컬 제작(+2억3000만원), 거리예술제(+1억5000만원), 한여름밤의 예술축제(+9000만원) ▲서귀포시 문화예술과 서귀포 K-POP 문화콘서트(+10억원) ▲제주도립미술관 국제특별기획전(+8억원) 등 선방한 자체 기획 예산도 눈에 띈다.

제주도의 내년 예산안은 앞으로 제주도의회 상임위 별 심사와 예산결산위원회의 최종 심사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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