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민예총, 4일 해녀박물관 연두망동산서 찾아가는 4.3해원상생굿

제주민예총은 12월 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제주해녀박물관 연두망동산 옆에서 ‘2022 4.3항쟁 74주년 찾아가는 현장위령제―구좌 연두망 해원상생굿’을 개최한다.

이번 해원상생굿은 4.3 당시 무장대와 서북청년회(서청)에게 억울하게 희생된 구좌지역 주민들을 위한 자리다. 

제주민예총에 따르면 1948년 12월 3일 무장대가 세화리를 습격하고, 하루 뒤 종달리에서 서청이 도피자 가족을 보복 학살한다. 해를 넘긴 1949년 2월 10일에도 도피자 가족 집단 학살이 자행됐다.

지난해 말 기준, 공식 집계된 제주시 구좌읍 4․3희생자 수는 총 947명이다. 마을 단위로는 동복리(146명)가 가장 피해가 크고, 그 다음이 하도리(144명), 종달리(128명) 순이다. 중산간 마을인 덕천리(34명), 송당리(84명)에 비해 해안마을 주민 피해가 컸다. 

특히, 여성과 아동·노인의 희생이 많았다. 여성 희생자(229명), 15세 이하 아동 희생자(84명), 60세 이상 노인 희생자(77명)가 전체 희생자의 42%(390명)에 달한다. 그러나 희생자 중 수형인은 전체 희생자의 15.3%(145명)에 불과하다. 제주민예총은 “이는 토벌대가 산악지역에서의 무장대 토벌이나 교전보다는 해안마을 주민들에 대한 보복 살해를 자행하고, 재판도 없이 주민들을 즉결 처형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좌 연두망의 경우, 1948년 6월부터 1949년 3월까지 최소 15차례에 걸쳐 60여 명의 주민 학살이 이어졌다. 

제주민예총은 “무장대의 세화리 습격과 이후 벌어진 토벌대의 보복 학살은 제주4.3의 비극을 잘 보여준다. 이번 ‘구좌 연두망 해원상생굿’은 의로운 저항과 무고한 죽음이 뒤엉킨 땅 구좌 연두망에서 보복의 악순환을 끊고 이편과 저편으로 나눈 죽음을 넘어서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해원상생굿 순서는 제주큰굿보존회의 시왕맞이 초감제를 시작으로 예술가들의 시와 소리, 그리고 춤의 진혼인 ‘기억의 연대 ; 넋춤’을 진행한다. 이 춤은 “과거의 기억들을 불러와 서로를 끌어안고 위로하며, 두 개의 기억을 하나의 기억으로 이어준다”는 취지를 담았다. 마무리는 서천꽃밭 질치기다. 구좌읍 새마을부녀회가 점심 음복으로 따뜻한 국수도 제공할 예정이다.

2002년 다랑쉬굴에서 시작한 해원상생굿은 권력화 된 형식의 기념식에서 탈피해 민중적이고, 예술적이며, 비공식적인 의례로서의 위령제를 지향한다. 올해로 스무번째를 맞이하고 있다. 

제주해녀박물관 연두망동산 옆
해녀박물관길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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