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우근민 지사 ‘나오시마’ 벤치마킹
한권 의원 “주민은 없고 인프라만 집중”

더불어민주당 한권 제주도의원(일도1동·이도1동·건입동).
더불어민주당 한권 제주도의원(일도1동·이도1동·건입동).

제주도가 민선 5기 우근민 도정에서 추진돼 각종 논란을 빚은 가파도 프로젝트에 수십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기로 하면서 ‘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철남)는 29일 제411회 제2차 정례회 회기 중 제3차 회의를 열어 특별자치행정국 등 소관 부서를 상대로 새해 예산안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세부사업 심의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한권 의원(일도1동·이도1동·건입동)은 가파도 프로젝트와 아름다운 만들기 사업, 시설물 유지 보수 사업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가파도 프로젝트는 우 지사가 2013년부터 현대카드와 손잡고 추진했다. 문화예술과 접목한 일본 나오시마 섬 사례를 목표를 주민 스스로 삶의 질을 끌어 올리도록 한 섬 재생 사업이다.

반면 추진과정에서 주민간 갈등이 빚어지고, 연면적 39.24~59.94㎡의 빈집 6동을 개조해 불법으로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등 각종 논란이 빚어졌다.

가파도터미널의 경우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묶여 있지만 2017년 서귀포시에서 영업이 불가능한 휴게음식점 영업 신고 수리가 이뤄져 감사위원회 지적까지 받았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가파도에 투입된 관련 예산안 150억원에 달한다. 제주도는 중기지방재정계획을 통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67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예산은 가파도 아름다운 섬 만들기 문화시설 운영비 8억5700만원, 가파도 시설물 유지 보수사업비 2억원, 공공운영비 2550만원 등 13억원 상당이다.

제주도는 불법 운영된 숙박시설 7개동을 문화시설로 용도변경해 민간에 위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른 인건비와 운영비 등으로 매해 9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사업과 별도로 각종 시설물 보수에도 2년간 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시설 이용자 안전을 위해 정밀 안전진단과 보강공사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 제주도의 설명이다.

한권 의원은 제주도가 주민역량을 키우는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 인프라 투자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예산 편성의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의원은 “당초 계획 당시부터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하고 감사위원회 지적까지 받았다”며 “언제까지 예산을 투입해야 하나. 시설 보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마을 스스로 역량을 키우고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행정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갈등해소 방안에 대해서도 전혀 고려가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감사에서 지적된 내용 등은 행정에서도 부담이었다”며 “다만 문화예술 측면에서 제대로 운영이 되도록 지원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