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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오후 2시55분] 제주 지역화폐 ‘탐나는전’ 운영대행사를 둘러싼 법적 다툼으로 내년도 운영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제주도는 첫 지역화폐 탐나는전 대행사로 코나아이와 KB국민은행 컨소시엄을 선정해 2020년 말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2년의 계약기간 만료가 가까워지자 제주도는 조달청을 통해 새로운 대행사 입찰을 진행해 올해 10월 제주은행-나이스정보통신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신규 대행사는 코나아이로부터 기존 데이터를 넘겨받기로 하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착수했다. 카드 디자인 변경도 예정됐다.

새로운 사업자는 내년 1월3일부터 탐나는전 운영을 시작해야 하지만, 아직 신상정보 등의 기존 데이터를 확보조차 못했다. 제주도와 기존 사업자, 신규 사업자는 내부적으로 데이터 이관 시기에 대해 논의중인 것으로 알렸다. 

내년부터 새 사업자가 탐나는전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금 시기에 데이터 이관이 시작돼야 한다. 데이터 이관에만 2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절차가 진행되지 않으면 탐나는전 이용객들을 신규 가입과 카드 재발급 등의 불편을 겪게 된다. 신규 사업자가 새롭게 시스템을 구축하려 해도 소요 기간이 있어 내년 정상적인 운영이 불투명하다. 

제주지방법원 민사3부는 30일 탐나는전 운영사인 주식회사 코나아이(채권자)가 제주도와 정부(채무자)를 상대로 제기한 ‘계약체결 등 후속절차 중지 가처분’ 심문기일을 가졌다. 

코나아이 측은 탐나는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공공성과 공정성이 침해된 하자가 있다며 가처분을 제기했다.  운영대행사 선정 과정에서 평가위원을 사전 접촉했고, 평가위원들의 점수 담합이 있었다는 주장이다. 

이날 심문기일에서 채권자 코나아이 측은 “평가위원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보면 매우 희박한 확률의 점수가 배정돼 있다. 또 일부 점수가 누락돼 조정되지 않은 오류가 있다”고 주장했다. 

제주도와 정부는 사전 접촉은 물론 점수 담합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채무자 측은 “채권자는 평가결과 점수만 보고 부당하다고 주장하지만 부당한 사전 접촉 자체가 없었다”며 “사접 접촉이나 점수 담합이 있었다면 채권자 측에서 관련 증거를 제시해 증명해야 한다”고 맞섰다. 

양측은 탐나는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된 자료 확보를 놓고도 다퉜다. 

코나아이 측은 부당한 사전접촉 등을 확인하기 위해 조달청의 평가위원 신상정보와 세부적인 평가 자료, 업체의 영업제안서 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제주도와 정부는 신상정보 등은 법적으로 공개할 수 없는 자료라고 맞섰다. 영업제안서의 경우 각 업체의 영업 노하우라서 공개하기 힘들다고도 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재판부는 세부평가 자료 등에 대한 자료 제출 여부에 대한 양측의 의견을 종합해 최대한 빨리 결과를 내놓기로 했다. 

가처분 결과가 늦게 나오거나 가처분에서 코나아이 측의 주장이 인용될 경우 내년 탐나는전 운영에 따른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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