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공기관 혁신가이드 추진
관광공사 자산 매각 번번이 무산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혁신을 추진하면서 국가공기업인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중문골프장과 제주컨벤션센터(ICC JEJU)의 주식 처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새정부 공공기관 혁신가이드’ 계획안에 따라 불요불급한 자산은 매각하고 부실 출자회사에 대한 지분 정비가 추진된다.

정부는 유휴자산이나 고유기능과의 연관성이 낮은 자산은 매각해 효율성을 높이도록 했다. 투자손실 확대 등으로 출자금 회수가 불투명한 경우 지분까지 넘길 것을 지시했다.

가이드라인에 맞춰 350개 공기관은 자체적으로 혁신 계획안을 마련 중이다. 이 과정에서 중문골프장과 ICC JEJU 주식 처분이 한국관광공사의 자산 효율화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문골프장은 한국관광공사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1989년 중문관광단지 개발사업 부지 내 95만4767㎡ 부지에 조성한 18홀 규모의 대중제 골프장이다.

한국관광공사는 중문관광단지에 대한 효율적인 투자를 위해 2000년 초부터 골프장 매각을 추진해 왔다. 2008년 민선 4기 김태환 도정에서 매입을 추진했지만 2010년 최종 무산됐다.

당시 한국관광공사는 중문골프장 1050억원과 잔여토지 460억원 등 총 1510억원을 제시했다. 반면 제주도는 공시지가의 60%인 600만원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됐다.

제주도는 이번 매각에도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만약 협상이 결렬돼 민간매각이 추진될 경우 한국관광공사의 먹튀 논란으로 비난여론이 확산될 수 있다.

ICC JEJU 주식 매각 여부도 관심사다. ICC JEJU는 국제자유도시 출범에 맞춰 1997년 제주도와 제주시, 서귀포시, 북제주군, 남제주군, 한국관광공사, 개인주주 등이 출자한 회사다.

출범 당시 제주도와 4개 시·군이 57.02%, 한국관광공사가 17.42%, 법인주주 80개 업체가 17.57%를 주식을 보유했다. 개인 4043명의 주식보유 비율은 7.39%였다.

당초 카지노와 쇼핑아웃렛, 케이블카 사업 등을 추진했지만 사업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면서 자금난에 처했다. 이에 제주도는 2020년부터 장외거래로 개인주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 12월 말 기준 주식 지분율은 제주도가 66%로 최대주주다. 이어 한국관광공사 14%, 대우건설 3%, 부영주택 3%, 대우조선해양 2%, 우양산업개발 1% 순이다.

한국관광공사 소유의 주식 물량은 580만5000주다. 액면가 5000원을 적용하면 주식가치는 290억2500만원에 달한다.

주식 매각 계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국관광공사는 2008년부터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2012년에는 6차례 유찰로 매각가격이 140억원까지 내려갔지만 응찰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소속 양경호 의원(더불어민주당·노형동 갑)은 제주도가 실무팀을 구성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며 공적 기능 강화를 주문했다.

양 의원은 “중문관광단지 이면에는 정부를 믿고 토지를 헐값에 수용해 준 주민들이 있다”며 “민간 매각시 땅을 내준 주민들은 피눈물이 날 것이다. 공공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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