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마진 휘발유 163원-경유 175원...전국평균 대비 각 30원-93원 웃돌아

제주도내 주유소가 벌어들이는 기름 값 마진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점을 통한 담합 가능성까지 꾸준히 제기되는 와중에 제주의 휘발유 가격은 전국 평균 대비 리터당 30원, 경유는 93원까지 더 비싸게 책정된 결과다.

제주특별자치도는 E컨슈머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과 함께 지난 10월과 11월 두 달에 걸쳐 '제주지역 경유 및 휘발유 가격 조사'를 실시하고, 8일 시장분석보고서를 공개했다.

도내 주유소의 유통비용 등에 대한 조사결과 휘발유는 리터당 평균 163.27원, 경유는 175.53원의 마진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휘발유의 경우 전국평균 마진 132.88원보다 30.39원 높았다. 특히 경유는 전국 평균 마진 81.91원보다 무려 93.62원이 높게 매겨졌다.

전국에서 마진이 가장 낮은 대구(휘발유 80.33원, 경유 49.90원)와 비교하면 그 차이는 휘발유 82.94원, 경유 125.63원까지 벌어진다. 육지부 타 지역에 비해 리터당 평균 100원 이상의 마진을 더 챙긴 결과다.

이와 맞물려 제주지역 경유 판매가격은 조사 기간인 10~11월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중 농협 알뜰주유소가 9주 중 7주 동안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휘발유는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비쌌으며, GS칼텍스가 9주 중 5주 동안 가장 비쌌다. 

특히 경유는 국제휘발유 가격 하락 대비 가격 인하폭이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계적인 고유가 시대와 맞물려 제주지역 휘발유와 경유의 리터당 가격이 300원까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전세계적인 고유가 시대와 맞물려 제주지역 휘발유와 경유의 리터당 가격이 300원까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이번 조사에서도 유통 구조상의 담합이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제주도 주유소는 전국의 경유 및 휘발유 가격이 내려갈 때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특정일에 다수의 주유소가 동시에 동일하게 가격을 대폭 인하하는 특징을 보였다.

지난 11월 17일에는 제주도 경유 가격이 리터당 54.98원 하락했을 때도 도내 193개 주유소의 41%인 79개 주유소가 리터당 90원을 인하했다. 이들 중 78개는 제주시에 위치했다. 

같은 날 휘발유는 리터당 49.28원 내렸는데, 제주시 82곳, 서귀포시 1곳 등 83곳의 주유소가 리터당 80원을 인하했다. 높은 마진을 챙기다가 한꺼번에 기름 값을 인하했다는 의구심이 드는 이유다.

정유사 직영 대리점 이외에도 많은 대리점이 존재하고 있는 육지와는 달리 제주의 경우 견고한 수직계열화로 가격 결정이 대리점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구조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다만, 구조적 개선 과정에서는 수송비용의 차이는 정유사에서 영업비밀로 간주해 데이터를 얻기 어려워 대리점별 공급가격으로 추산만 가능한 영역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최명동 제주도 일자리경제통상국장은 "가계 지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경유 및 휘발유에 대한 가격 조사를 통해 도내 유가가 합리적으로 형성되고 있는지 꾸준히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는 주유소 가격 정보를 유종·지역·주유방법별로 나눠 제주도청 홈페이지(https://www.jeju.go.kr/sobi/oil/comparison.htm)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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