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노뜰, 디아스포라 연작 첫 번째 ‘이방의 물고기’...29~31일 제주 비인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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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제주인을 포함한 '재일 디아스포라'의 아픔을 색다른 연극으로 이야기한다. 

강원도 기반의 극단 노뜰(대표 원영오)은 신작 ‘이방異邦의 물고기’를 29일부터 31일까지 제주 블랙박스 공연장 비인에서 공연한다.

‘이방異邦의 물고기’는 일본 오사카로 밀항한 재일한국인의 삶과 역사,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노뜰이 올해부터 3년간 진행하는 '디아스포라 연작'의 첫 번째 작품이다.

앞서 노뜰은 본인들의 전쟁 연작 두 번째 작품인 ‘침묵’의 쇼케이스(2020)와 본 공연(2021)을 제주에서 선보인 바 있다. 이번 디아스포라 연작에 대해서는 "전 세계 도처에 존재하는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분석하고 여정을 따라가는 창작 프로젝트"라고 소개한다. 현지 조사를 통해 매년 1편 씩 3부작을 선보인다.

밀항으로 오사카 이카이노에 터전을 마련한 사람들이 있다.
지역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히라노 운하를 중심으로 
닭장 같은 집에 모여 사는 이들은 차별과 저임금, 민족 내부의 갈등 등 
한국, 일본, 그 어느 쪽에서도 속하지 못하는 경계인들이다. 
그들은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재일한국인이다.
그들은 밤마다 히라노 운하를 서성이다 하루의 고통을 잊을 듯 운하에 몸을 던진다.
그들은 밤새 히라노 운하의 잉어가 되어 어두운 물속을 유영하다가
아침이 되면 다시, 이카이노의 삶을 산다.

노뜰은 이번 작품을 위해 올 한해 동안 제주와 오사카를 오가며 현지 리서치,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채집한 재일한국인에 대한 방대한 기록과 인터뷰 구술 자료, 이미지, 경험 등을 분석하고 집약해 연극적 구성으로 풀어냈다고 전한다.

특히 조사부터 본 공연까지 전 과정을 제주 간드락소극장의 오순희 대표와 함께 기획했다. 앞서 전쟁 연작에 이은 두 번째 협업이다. 노뜰과 오순희 대표는 국내외·제주 공연 예술을 연결하는 창작 작업을 함께 해오고 있다. 

'이방의 물고기' 공연 모습. / 사진=노뜰
'이방의 물고기' 공연 모습. / 사진=노뜰
'이방의 물고기' 공연 모습. / 사진=노뜰
'이방의 물고기' 공연 모습. / 사진=노뜰
'이방의 물고기' 공연 모습. / 사진=노뜰
'이방의 물고기' 공연 모습. / 사진=노뜰
'이방의 물고기' 공연 모습. / 사진=노뜰
'이방의 물고기' 공연 모습. / 사진=노뜰

노뜰은 신작 ‘이방異邦의 물고기’에 대해 “오사카 재일한국인의 집단 거주 지역인 옛 이카이노(현 이쿠노구)를 가로지르는 강인 ‘히라노 운하’, 차별과 혐오를 겪어내며 경계인, 이방인으로 살아온 그들이 ‘물고기가 되어 밤새도록 히라노 운하를 자유로이 유영한다’는 연극적 상상력은 무대 위에서 다양한 형태로 구현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학적인 상징과 비유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원영오 연출의 섬세한 미쟝센, 신체훈련에 특화된 노뜰 배우들의 서사가 녹여진 움직임, 특히 오타 나오미 작가의 설치미술은 무대 공간을 다양한 시공간으로 확장 시키며, 관객들을 디아스포라의 기나긴 여정 속으로 초대한다”고 소개했다.

출연진은 이은아, 현승진, 주동하, 홍한별이다. 설치미술은 오타 나오미, 공동 기획은 오순희, 연출과 구성은 원영오 대표가 맡았다.

공연 일시는 29일 목요일과 30일 금요일은 오후 7시 30분, 31일 토요일은 오후 3시다. 공연 장소는 블랙박스공연장 비인이다.

관람료는 일반 2만원, 청소년(중·고교생) 1만5000원, 예술인 1만원이다. 예매는 비인 누리집( www.be-in.kr ), 인터파크, 전화(극단 노뜰 033-732-0827), 문자예매 등으로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극단 노뜰 공식 누리집, 페이스북, 네이버 블로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노뜰은 1993년 창단해 강원도 원주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멕시코, 페루, 루마니아, 이탈리아,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세계 무대를 누볐다. 주로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은 특유의 공연을 선보인다. 강원도 원주 문막의 폐교(옛 후용초등학교)를 예술가 창작공간으로 조성한 ‘후용공연예술센터’를 운영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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