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영의 뉴욕통신] 한나라당 삼페인 터트리기엔 아직 일러

기고만장하던 미국의 대통령 닉슨은 재선에서 대승을 거두고도 하야해야 하는 비운을 맞았다, 그 '하얀 거짓말' 때문에: "잘 못은 있어도, 위법한 사실이 아니다."
 
누가 그 막강한 실력자를 낙마시켰을까? 그것은 당시 실시된 '특검'이라고 일반 대중들은 믿고 있다. 그러나 역사를 잘 살펴보면 그것은 진실추구를 위하여 목숨의 위협도 마다하고 맨발로 뛴 <워싱턴 포스트>의 두 기자가 실지 주인공이었다. 밥 우드워드(Bob Woodward)와 칼 번스타안(Carl Bernstein).
 
1972년 6월 18일 <워싱턴 포스트>의 제 1면에 "민주당 사무실 도청 기도자 5명 체포"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실렸다. 백악관은 그들은 도청자들이 아니라 좀도둑들이었다고 어설픈 해명을 했고 다른 언론사 기자들은 그대로 믿고 '진실규명'을 외면하고 말았다.
 
그해 11월 대선에서 닉슨 대통령은 압승을 거둬 재선되었다.
 
<워싱턴 포스트>의 두 기자는 '틀림없이 그들 일당은 좀도둑이 아닐 것이다'라고 여기고 끝까지 추적한다. 그들의 끈질긴 추적끝에 '특검'이 실시되었다.
 
그의 '하얀 거짓말'이 탄로되고 '탄핵'(impeachment) 위기에 몰렸다. 탄핵 당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마지막 '돌 던지는 수'가 되어서 닉슨은 하야해야만 했다. 그는 1974년 8월 8일 불명예를 안고 권좌에서 내려왔다.
 
2007년 12월 19일 지금 한국 대선판은 마치 전 미국 대통령 대선과 '꼭 빼다 박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닮았다. 단지 한국에서는 <특검법>이 먼저 통과되었다는 것이 순위가 좀 바뀌어 있을 뿐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특검법 이전에 이미 밝혀졌어야 할 일이 검찰에서 유야무야하고 깔아뭉개는 바람에 의혹을 증폭시켰다. <프레시안> 인터넷 신문의 한 기고문에 의하면, 이번 국회에서 <조사검사 탄핵 특별법>이 상정되었다가, 시한이 지나서 자동폐기되고 말았지만, 그 탄핵대상 3명의 검사 중에는 최재경 검사가 주임검사였으며, 그 주임 검사는 한나라 당의 고위층 인사와 아주 가까운 친족이라는 것이다. 9촌 당숙간이라고 한다. 또 한나라당 현직 국회 의원 최 아무개와는 4촌 형제지간.
 
그래서 보이는 것도 보지 못한 양, 딱 한 번 눈감아 주면 모든 일이 끝날 것이라는 '정치적 주판알'이 튕겨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다. 줄줄이 '의혹'에 한 '의혹'을 덧붙인 셈이다.
 
검찰이 덩달아 불신(어떤 여론조사에서는 조사대상 52% 이상)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후보는 투표자수 과반에 약간 미달한 득표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전체 유권자의 약 1/3의 지지를 받은 셈이다. 약 1/3의 유권자들이 그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기권'을 한 것이다. 앞으로의 국정운행에 '적신호'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내가 일전에 <제주의 소리>를 통해서 피력했던 "꿩잡는 게 매"가 앞으로 5년간 '허공'을 날게 되었다.
 
가난해도 정직하게 살 것인가? 아니면, 정직하지 못하더라도 부자로만 살면 되는 것인가?
 
이제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어린이들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 지 난감할 것이다.
 
나는 미국에 와서 다섯 자녀들을 키웠다. 그 중에 둘은 대학을 다니다 그만 두었다. <가난한 아빠, 부자 아빠>(Poor Dad, Rich Dad)를 읽고 나서 아마도 충격이 대단했던가, 그들은 '우린 아빠처럼 가난하게 살고 싶지 않아요'하면서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시간낭비'이며 '학교에서는 배울 것이 없다'고 선언하면서 '부자아빠'를 찾아 길을 나섰다.
 
이게 미국의 가정과 사회의 일반적 현실이다, 나의 가정뿐만이 아니고.
 
부시 미 대통령이 그 숱한 '하얀 거짓말'에도 탄핵당하지 않고 견디는 것을 보면 '윤리불감증'은 세계 보편화된 현상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우리만 잘 살면 된다' 그게 바로 '국익'이요 <부자아빠>가 되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역사>는 그렇게 가르치지 않는다: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다' (Honesty is the best policy).
 
아마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대통령으로 정식 취임하는 날까지 '스켄달'에 시달릴 것이고 대통령에 취임한 후에도 주변에서 흔들어대어서 노무현 대통령 처럼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자탄을 하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탄판' '총판'을 거쳐서 대통령이 될 수가 있었는데, 대통령 직무 기간 동안 내내 '흔들어서 대통령 못해 먹겠다'고 탄식했다.
 
이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특검이란 한 판을 더 추가해서 3판을 별 탈없이 안전하게 건너가야 할 판이지만, 이 3판을 안전하게 건넜다 해도 아마도 노 대통령보다 더 흔들거릴 것이다. 자당내에서도 소위 '공신파'들 간에 알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고 그 공을 임기 5년 동안에 갚다보면 좌왕우왕할 것이다. 
 
여기까지 나는 차기 정권에 대해서 부정적 생각을 피력하였다. 새로운 정부의 호칭을 뭐라고 할지 아직은 발표가 없어서 모르지만, 아마도 '성공시대 정부', 이렇게 이름할 것 같기도 하다.
 
그를 선택한 유권자들의 '기대심리'를 그는 어느 정도 만족시켜 줄 것인가도 궁금사항 중 커다란 부분이기도 하다.
 
'꿩잡는 매'로써의 그가 능력을 발휘할 것인가? 과연 세계 시장경제의 침체의 늪속에서 대한민국호를 건져내고 거친 풍파가 밀려오는 태평양에서 순항의 날개를 펼 수 있을까?
 
그가 지금까지 줄기차게 주창해온 '경부대운하' 토목공사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고 필자는 가늠해 본다. 임기 5년동안 토목공사만 하다가 허무하게 끝날 것이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은 엉망진창이 되고...'부자'가 되는 이들이 있다면 '토목공사 업자'들일 것이고...
 
글쎄 그를 선택한 유권자들만이라도 '성공'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400억 원에 달하는 그의 재산을 기부헌납할 것이라고도 하였다. 또한 기대해 볼 만 할 것이다. 그렇다면 줄줄이 소위 '가진자들'이 뒷따르지 않을가도 기대해 본다.
 
이제 삼천리 금수강산에는 '잘 살아 보세' 새마을 노래가 구석구석까지 울려 퍼질 것이다. 왜냐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국무총리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만이 가지는 장밋빛 환상일지도 모른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대표공약 중 둘째는 모든 것을 '자유시장 경쟁의 원리'에 맡긴다고 한다. 극우 신자유주의의 위험한 논리이다. 특히 교육분야에서도 그렇게 하겠다고 장담하여 왔으니, 자신의 권리와 자유를 주장할 수 없는 학생들은 이제 더 치열한 경쟁의 장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가 없게 될 것이다.
 
다음 번 대선부터는 각당 대통령 후보는 '윤리와 공약 검증을 위한 국회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는 새로운 규정을 <선거법>에 추가했으면 한다. 대법관도 장관들도 임명시 그 비슷한 절차를 현재 거치고 있지 않은가.
 
나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이 잘 사는 세상'이라고 본다. 꼭 '경쟁'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나 자신과의 경쟁일 것이다. 나의 부족한 것을 채우고 내가 잘 못하는 것을 회개하고 개선해 나가는 경쟁말이다. 내가 가진 장점과 특기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사회풍토가 너무나도 아쉽다. 현실은 바로 아주 '약삭빠른 자'(the sophisticated)가 최적자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그렇게 가르치고 또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직한 자'가 살아 남을 여지는 거의 없다고 본다. 이번 대선을 통한 '민의'는 바로 이점이었다.
 
'꿩잡는 게 매'가 결론이다. 그 비상을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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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이명박 대통령께 전해드리고 싶은 성경구절  
"만약 이 사람들이 잠잠하면 돌들이 소리지르리라"  누가복음 19:20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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