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강사, 수강생 상당수 도중하차 후 개선 요구...제주시 “4월까지 계획 마무리”

강사와 수강생 상당수가 도중하차하고 내용 개선을 공개 요구하는 등 지난해 각종 논란이 불거진 제주시뮤지컬아카데미가 올해도 이어질 예정이다. 4월까지 강사진과 세부 계획 등을 확정 지을 예정인 가운데, “과정을 중요시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는 현장 목소리가 올바르게 반영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제주시뮤지컬아카데미는 5월부터 10월까지 교육, 12월에는 창작 뮤지컬 <부종휴와 꼬마탐험대>를 공연하는 일정으로 진행한 사업이다. 처음에는 제주시 창작 뮤지컬 <만덕>의 일환으로 시작해 2018~2019년 2년간 열렸고,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중단됐다가 지난해 재개됐다. 뮤지컬 관련 교육 기회가 많지 않은 제주 여건을 고려할 때, 여러모로 유의미하다고 평가 받았다.

지난해 아카데미 총감독은 성악가 강혜명이 맡았다. 여기에 연기·노래·안무 등 관련 분야 종사자들을 강사로 꾸리고,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뮤지컬 예술을 꿈꾸는 시민들이 수강생으로 참여했지만, 기대와 달리 많은 문제가 나타났다. 

▲청소년 교육 경험 없는 총감독 체제 ▲일정표, 시간표 사전 미공지 ▲불확실한 역할 분담과 과도한 업무 ▲결정권 없는 운영 등으로 인한 소통 부재 ▲기획 업무에 대한 보수 불인정 ▲주최 기관인 제주시의 무관심 등이 제기됐다.

그 결과 수강생 30명 가운데 16명, 강사 10명 가운데 6명이 도중하차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제주시뮤지컬아카데미를 주관한 관계자는 "아카데미 일정 전에 하차한 강사도 있다"면서 전부 도중하차는 아니라고 밝혔다.

더욱이 이런 문제들은 교육 과정을 마치고 12월 창작 뮤지컬까지 끝낸 뒤 <제주의소리> 보도 기사( [리뷰] 취지는 좋았지만, 뮤지컬과 오페라 사이에서 부유하다 ) 댓글을 통해 뒤늦게 공론화되면서 ‘불통’ 논란이 더욱 가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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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제주시가 발표한 뮤지컬아카데미 정보.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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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주시뮤지컬아카데미 수강생, 강사들이 사업 개선을 바라며 모은 손편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결국 제주시뮤지컬아카데미에 참여했다가 그만 둔 강사, 학생, 학부모들은 지난해 12월 26일 입장문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주최(제주시)는 훌륭한 공연제작 뿐 아니라 과정을 중요시하여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안, 비전을 세워가야 한다. 다각도의 공정한 모니터링을 통해 도민 세금이 아이들 교육현장에 올바르게 사용되고, 제주청년예술가 및 예술 강사들이 열정 페이나 불공정한 기회로 상처받지 않도록, 그늘진 아이들 없이 모든 아이들이 존중받도록 제주도 예술계, 교육계는 노력해주시길 간곡히 바란다”며 사업 개선을 촉구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2023년에는 예술교육 이해도가 높은 감독 공모제, 체계화된 운영진 구성, 투명하고 공정한 예산 집행, 예술강사 공정계약서 작성, 만족도 조사를 통한 기초자료, 민원 및 문제 발생 시 개선 조치를 해주달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2023년 제주시뮤지컬아카데미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운영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 올해 제주시뮤지컬아카데미 예산은 1억원으로 최종 책정됐다. 아카데미와 연계한 연말 공연 제작에는 1억3000만원이 배정됐다.

제주시는 4월까지 강사진, 교육 과정 등 아카데미 계획을 확정 짓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아카데미와 연말 공연을 별개 과정으로 분리하면서 아카데미 수강생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지난해 논란의 핵심이었던 강사진 구성에 대해서는 “물색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제주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뮤지컬아카데미는 연말 공연을 위한 과정으로 치부되는 등 여러모로 잘 안된 점이 있었다. 올해 아카데미는 기본 소양 교육에 충실하고 공연은 별도 과정으로 제작할 방침이다. 아카데미 수료생 가운데 원하는 경우에 한해 공연에 참가하는 식으로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아카데미는 연기, 안무, 노래 등 필요한 분야 별 강사들을 제주시가 강사로 위촉하고, 그 중에서 필요하면 일정 조율 정도를 담당할 총괄 강사를 두는 걸 검토 중이다. 강사진과 별개인 총감독은 없을 것이다. 강사 비용은 제주도가 정한 강사 수당 규정에 준해 책정할 것”이라며 “연말 뮤지컬은 대행업체를 입찰·선정해서 총괄 제작을 맡길 예정이다. 지난해 공연한 ‘부종휴’ 소재 공연은 2024년 10월까지 저작권 사용 계약이 돼 있어, 올해도 부종휴 공연을 만들 예정이다. 각색이나 작곡이 필요하면 추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강사진 구성에 대해서는 “도내·외 관련 분야 종사자들에게 자문을 구하면서 물색 중”이라고 답했다. ‘아카데미 총감독 및 강사진이 지난해와 동일하게 구성될까’라는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정해지지 않았다. 올해는 지난해 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운영하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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