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국민체육센터 헬스장 전면 ‘보류’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계획 변경키로

제주시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공공체육시설 건립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면서 행정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0일 제주시에 따르면 한림읍 종합운동장 옆에 최근 서부국민체육센터를 준공했지만 헬스장 운영을 전면 보류하고 정식 개장 시점도 뒤로 미뤘다.

서부국민체육센터는 시민들의 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 공모사업에 선정된 사업이다.

제주시는 사업비 131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2830㎡의 체육시설을 완공했다. 1층에는 25m 레인을 갖춘 수영장, 2층은 헬스장, 3층 다목적 체육 운영실이 들어섰다.

당초 전면 개장에 나서기로 했지만 헬스장 운영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면서 일정이 꼬였다. 인근 헬스장들의 존폐 위기가 제기되면서 이미 계획된 헬스 기구들은 들어서지도 못했다.

공공 헬스장은 사실상 무료로 운영돼 골목상권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영세한 민간 사업장보다 오히려 좋은 최신식 헬스 장비가 들어서 경쟁에서도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제주시 한림읍 종합운동장 옆에 들어선 서부국민체육센터.
제주시 한림읍 종합운동장 옆에 들어선 서부국민체육센터.

반면 당초 사업 취지에 맞춰 주민들의 건강과 문화생활을 위한 편의시설을 확대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논란이 불거지자, 제주시는 헬스장 운영을 전면 보류하고 수영장만 부분 개장해 임시 운영에 나섰다. 헬스장은 지역 의견을 수렴해 다른 목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제주에서는 읍·면지역을 중심으로 공공체육시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대부분 수영장과 헬스장 도입이 예정돼 일부 지역은 골목상권과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제주시 애월읍에서는 210억원을 들여 생활SOC복합화시설이 추진되고 있다. 지상 4층 규모로 수영장과 헬스장, 생활문화센터, 다함께돌봄센터 등이 조성된다.

구좌읍에는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수영장과 헬스장을 갖춘 동부국민체육센터가 들어선다. 한경면에서도 지상 2층 규모로 수영장과 프리다이빙 시설이 착공을 앞두고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에서는 수영장과 헬스장을 갖춘 문화체육복합센터가 준공된다. 표선면과 안덕면에서도 공연장과 전시실, 수영장, 헬스장을 갖춘 문화체육복합센터가 연이어 들어선다.

제주시 관계자는 “서부국민체육센터의 경우 헬스장을 다른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그 외 지역은 아직까지 민원이 제기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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