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조 등으로 농업용수 공급 기능 상실
광령저수지도 2026년까지 전면 개보수

제 기능을 상실한 제주 수산저수지가 63년 만에 바닥을 드러냈다.

17일 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수산광령지구 수리시설 개보수를 위해 최근 수산저수지와 광령저수지를 대상으로 물빼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어촌공사는 약 60만톤에 달하는 물을 빼내기 위해 마을 주민들의 협조를 얻어 인근 하천과 연결되는 수로까지 만들었다.

물을 제거하자 저수지 바닥에서 각종 쓰레기와 슬러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과자봉지와 맥주캔, 막걸리 등 20~30년 전 생산된 용기들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농어촌공사는 바닥을 고르고 제방과 방수로를 설치해 농업용수 공급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되살릴 계획이다. 공사 기간은 2026년 2월까지 3년에 걸쳐 진행된다.

수산저수지는 제주시 애월읍 수산봉 북쪽에 위치해 있다. 1960년 속칭 답단이내를 막아 만든 인공 저수지다. 면적은 12만7168㎡, 제방 높이는 9.3m, 저수량은 68만1000톤에 이른다.

저수지 조성 과정에서 사업부지에 거주하던 70여 세대가 보금자리를 잃었다. 당시 원주민들은 인근 구엄리 등으로 이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9년 유원지가 조성되면서 저수지 서측에는 놀이동산이 들어섰다. 당시 상당수 학교가 소풍 장소로 정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한때 야외 수영장까지 설치되면서 여름철 대표 피서지로도 이름을 알렸다. 저수지 한가운데 부유식 건물을 짓고 보트까지 운영하기도 했다.

이후 이용객이 줄면서 1996년 문을 닫았다. 2000년대 식당이 운영됐지만 이마저 2009년 폐업하면서 현재는 각종 시설물의 터만 남아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제주본부 관계자는 “그동안 녹조가 심해 농업용수 공급 기능이 떨어졌다”며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수리시설을 보수해 농업용수 공급이 가능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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