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보조금-자체경비비율' 재정부담 작용...이용·불용 재정계획도 개선 시급

제주도정의 재정 관리가 낙제점 수준의 혹독한 평가를 받았다. 세입 지표는 개선됐으나, 보조금과 자체경비 비율 등 세출 관리에서 빨간불이 켜지며 부담이 가중되는 구조다.

행정안전부가 한국지방세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2021년도 기준 지방자치단체 재정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도의 재정등급은 '다 등급'으로 평가됐다.

세입지표는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자체경비, 보조금 등의 세출 관리가 전국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했고, 불용액도 지속적으로 늘어났다는 평가 결과다.

2021년 기준 제주도의 세외수입 비율은 4.05%로 2019년 3.53%, 2020년 3.83%에서 증가했다. 이는 모든 기초·광역단체가 포함된 전국 평균 3.78%, 제주도와 비교 대상인 동종자치단체인 유형평균 2.22%에 비해서도 높은 수치다.

이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해외관광 대신 국내관광객이 제주를 여행지로 선택하면서 공영시설지의 입장료 수입 증가 등으로 일반회계 사용료 수입이 늘었고, 환경자원순환센터의 가연성폐기물 소각시 발생하는 폐열을 판매해 증가한 수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도는 전체 세입에서 차지하는 세외수입 비중을 높이기 위해 토지환매대금 징수, 각종 시설의 요금 현실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상수도는 2020년 ㎥당 830.93원에서 2021년 834.35원으로 올렸고, 하수도는 원가대비 요금을 2020년 22.23%에서 2021년 22.91%로 인상했다.

반면, 세출 관리와 재정계획 등에 있어서는 부진한 실적을 드러냈다.

우선 지방보조금 비율이 타 시도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지방보조금 비율은 10.00%로, 전년도인 2020년 10.17%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전국평균 5.23%, 유형평균 1.56%에 비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었다. 

자체경비 비율 역시 15.37%로, 전국평균 9.31%, 유형평균 3.40%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자체경비 비율은 13.68%였던 전년도보다 수치가 더 악화됐다. 출자·출연·전출금 비율도 3.08%로 전국평균 2.38%, 유형평균 1.30%보다 높았다.

제주도의 세외수입 체납액 관리비율은 2020년 0.88%에서 2021년 0.67%로 전년 대비 0.21%p 낮아졌지만, 유형평균 0.10%보다 높게 나타났다.

타 시도와는 달리 기초자치단체와 광역자치단체가 통합된 단일 광역행정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제주도의 재정구조를 감안하더라도 재정 효율에 있어 미흡함을 드러낸 결과다.

재정계획성에 있어서도 박한 평가를 받았다. 

제주의 세수오차비율은 91.50%로, 전국평균 85.65%, 유형평균 86.79%에 비해 높아 우수 사례로 꼽혔다. 세수오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도민 세정모니터단을 활용해 경제동향, 부동산 가격 및 거래동향 등을 파악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중기재정계획 반영 비율은 89.82%로 전국평균 95.42%, 유형평균 100.65%에 미치지 못했다. 

이용·불용액 비율도 개선이 필요한 사례로 지적됐다. 제주도의 이·불용액 비율은 2021년 3.89%로 전년도 3.48% 대비 0.41%p 높아졌다. 전국평균 4.95%보다는 낮았으나, 유형평균 1.64%에 비해서는 갑절 이상 높았다.

제주도와의 비교 대상인 타 '도'의 경우 소속 시군으로 집행하는 조정교부금, 도비보조금을 시군에 배정하면 집행완료가 된 것으로 산정하지만, 제주도의 경우 기초자치단체가 없기 때문에 제주도에서 모든 예산을 집행해야 이·불용액 비율을 낮출 수 있는 구조다.

예산편성 과정에서 이월이 최소화되도록 계획을 수립하는 동시에 행정절차 지연 등이 발생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이·불용액 비율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행안부는 제주의 지방세 징수율은 매년 낮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징수율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특히 체납사유를 알지 못한 '기타'가 399억원으로 전체 체납의 48.8%에 해당하는 만큼 '기타' 사유를 정밀하게 분석할 것을 주문했다. 이·불용액 비율을 줄이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개선 노력도 당부했다.

오영훈 도지사도 지난 20일 오전 주재한 주요 현안 간부 티타임에서 "2022년 재정분석 결과를 보면 세입지표는 개선됐으나 높은 보조금과 자체경비 비율은 지속적인 재정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보조금 비율도 10%를 넘었다"며 "어떻게 간극을 좁힐 것인지 위기의식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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