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영 칼럼] 한나라당 이회창과 마피아가 무엇이 다른가?

대쪽 대법관을 지낸 이회창 총재가 이끌던 한나라당(별칭 딴나라당)의 대선자금 비리에 대해서 호외를 찍어 낼 정도로 거물급 사건이 연일 지상과 공중파 그리고 인터넷 고속망을 점령하고 있다.

이 총재는 마치 뉴욕에 본거지를 둔 이탈리아 이민자들 계통의 악명높은 '마피아'의 의적단(?)과 뭐가 다른가 하는 단상을 해 본다.

저들은 사업이익을 보호해 준다는 명목으로 사업체나 개인들로부터 세금외 거액을 갈취하여 부귀와 영화를 누리는 지하 갱 조직임은 지구촌 사는 이들 누구나가 아는 기정사실이고 소설과 영화같은 곳에서 '대부'라는 제목으로 석권하고 있는 것은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면서도 그것을 은근히 동정하고 카피하는 조직이 대~한민국에도 있다면, 그것도 소위 '공당'이라는 제도화된 정치권에 존재한다면, 또 그것을 인정하는 법제도가 엄연히 존재한다면, 그것은 바로 '마피아 천국'아니고 무엇이냐?

대기업으로부터 세금외 몇 십배가 되는 소위 '보호자금'을 갈취했다면 마피아의 갱 수법과 도대체 뭐가 다르냐?

그것으로 정권을 탈취했다면 대~한민국은 과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나라냐? 아니면 정치깡패들이 설치는 '마피아 천국'이냐?

후자임을 부인할 지식인은 아마도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것도 사법고시를 우수한 성적으로 패스하고 또 법을 집행하는 사법부에서 최고직까지 오른 법을 가장 잘 안다고 '엘리트'로 자부하는 자들이 그런 초법적인 범죄를 백주대낮에 저지르고도 조금도 낯 붉히지 않는 사회의 '불감증'은 또한 뭔가?

내가 사는 뉴욕에서도 물론 아직까지도 지하조직을 통해서 마피아가 판을 치고 있으며 저들 나름대로 '천국'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 번 뉴욕 시장 쥴리아니(검사출신)는 마피아 소탕에 겁없이 앞장서서 상당히 물을 맑게 해 놓았다고 뉴욕 시민들로부터 칭송을 받는다. 그의 사생활이 좀 눈쌀을 찌프리게 해서 대통령 후보에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지금 연달아 터지고 있는 불법 정치자금 모금한 '국기문란 대사건'을 놓고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어느 정도일까?

내가 제주도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통해서 한 번 1억을 모아 보려고 첫 월급부터 거의 절반 이상을 정기적금을 해 보았다. 2년 반동안 모은 것이 1천만원이 못 되었다. 내 봉급이 수직상승한다고 하더라도 10년내에 1억의 절반 정도나 모을 수 있을까 말까 했다.

왜 저들 소위 '정치갱'들이 금뱃지(사실상은 금도금한 쇠붙이)를 달려고 기를 쓰고 불법자금을 마구 뿌리는지 알게 되었다. 그 금뱃지는 바로 허가 받은 도둑 마패였기 때문이 아닐까?

그 어느 구케의원 하나 떳떳하게 "내가 '청백리'로소이다" 자부할 놈이 하나도 없는 대~한민국의 정치 자화상이다.

국외에 사는 대~한민국의 한 '궁민'으로서 자괴감을 느끼면서 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 각 형무소 정치범 처형 사건을 밝히는 과정에서도 드러나는 '비리'들을 들을 때마다, '아, 죽어가는 사람도 돈으로 살려낼 수가 있었다'는 사실들을 볼 때 거기에서 연맥을 해서 온 대~한민국 정치판도가 이제 그 부정과 부패의 도가 고조에 달해서 죽게 되었구나 하는 진단을 내려본다.

저명한 사회심리학자인 에릭 프롬은 'to be or not to be'를 파라프레이즈해서 'to be or to have'('소유냐 존재냐'로 번역됨)로 표현한 바 있다. 'to have'(=소유욕)가 너무 지나칠 때 그 사회는 병들며 결국은 그 존재(=to be)를 깡그리 부정하게 되는 '죽음'에 이른다고 일찌기 경고한 바 있다.

'무슨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권을 탈취하고 보자'든가 부를 축적하고 보자는 심리는 그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를 병들게 만들고 결국은 망하게 되어 있다.

아, 대~한민국, 이제 사망신고를 곧 해야 할까 보다. 제2건국이란 거창한 구호를 내세우면서 출범했던 '국민의 정부'도 부정과 부패앞에서 침몰하고 말았다.

'참여정부'의 기치를 내건 노무현 정부도 출범 초장부터 커다란 암초에 걸려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만 셈이다.

아, 대~한민국 지금은 중병(말기 암)을 앓고 있다. 허준을 능가하는 그 어떤 '명의'의 집도로도 구해 낼 수가 없게 되었구나...오호통재라!

<이도영의 뉴욕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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