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영 칼럼] 국민돈으로 복원한다고?...차라리 그대로 두자

인간은 심벌(상징)적인 존재다. 즉, 인간은 심벌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새로운 장르를 창조해 나간다고 보겠다.

숭례문이 화재로 인해서 잿더미가 된 것에 대해서 '궁민'들은 이러쿵 저러쿵 무수히 말들을 쏟아 내고 있다. 말도 또한 '심벌'이다.

정신분석학의 원조격인 지그문트 프로이드는 <꿈의 해석>으로 지금도 명성을 떨친다. 꿈도 또한 무수한 심벌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그이는 보았다.

프로이드는 꿈이 인간의 무의식적 세계, 더 나아가서는 원욕(id)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창구로 보았다. 우리의 의식 세계는 빙산의 일각과 같다고 그는 비유한다. 빙산은 약 1/9만 바닷물 위에 떠 있고 나머지는 바닷물 밑에 가라앉아 있다.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 잠재의식이란 것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무의식 세계를 직접 들여다 볼 수가 없다. 그러나 잠재의식의 표출인 꿈 또는 실언, 농담(조크), 유머 등을 통해서 무의식 세계를 유추해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숭례문은 대한민국, 특히 서울 '궁민'들에게는 상당히 뜻 깊은 '심벌'이다. 600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다. 임진왜란 때도 한국전쟁의 난리 통에서 살아남았었다.

그런데, 갑짝스럽게 불이 나서 '궁민'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서 사라지고 말았다.

'숭례' 무슨 뜻일까? 풍수지리학적 해설을 떠나서, 정신분석학 적 관점에서 분석을 잠깐 해 본다.

'숭'은 물론 숭상한다, 떠받든다, 존경한다....등의 폭넓은 의미를 가진다. '예(례)'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예의범절일까? 아니다. '윤리'다. 삼강오륜에 말하는 '예'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예'는 곧 '임금'을 말한다. 모든 '궁민'이 임금을 잘 받들어 모시라는 뜻을 지녔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게 지금까지 600년 동안 대한민국의 국보적 가치를 제1위로 간직해온 셈이다.

민주화된 대한민국에서도 면면히 이어져 왔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최근에 들어선 '참여정부'의 노무현 대통령이 소위 '제왕적 권위'를 하루아침에 놔 버림으로 해서 맥이 끊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 제왕적 심벌로써의 권위를 놔 버림으로 인해서 노 대통령은 개나 소나 돼지의 조크의 대상이 되었다.

'궁민'들은 허탈했다. 그런데다가 이번 화재로 인해서 그 심벌마저 눈앞에 사라졌으니 '임금'이 없어진 거나 마찬가지로 가슴치며 통곡하고 있다.

'박정희'가 자신의 오른팔에 의해서 저격당했을 때 많은 '궁민'들은 대성통곡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지 얼마 안되어서 네티즌들 사이에는 새로운 조크가 생겨나서 유행이다.

"2MB"라고 찍혔다. 상당히 의미심장한 조크다. Two M. B. = 2 Mega byte 메모리칩이란 뜻이겠다.

이명박 당선인이 자신을 '컴도저'라고 부르는 바람에 불도저에 장착된 그 컴퓨터 용량에 많은 이들이 관심이 많다. 나는 컴도저에 '윤활유'(=윤리)도 없고 '냉각수'(법)도 없고 더 더구나 '브레이크'가 장착되어 있지 않다고 설파한 바 있다.

모든 과거사 위원회들은 통폐합 하고 곧 폐지할 것이라고 하였다. 과거에 집착하면 미래로 내 달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규정들은 모두 철폐할 것이라고 한다. 왜냐면, 개발의 발목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숭례문을 화재는 방화라고 가닥이 잡히고 있는 모양이다.

왜 불 질렀나? '궁민'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고 보도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사람이 유명(이름을 남김, 호랑이는 가죽을 남김)해 지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인류 역사 발전에 크게 공헌을 남김으로써, 또 다른 하나는 인류 역사에 큰 재앙을 남김으로써. 만약에 방화를 했다면 그 방화범은 후자에 속할 것이다.

전자는 영어로는 'famous'라고 하고, 후자는 'notorious'라고 표현한다.

왜  대통령을 암살하는가? 비슷한 답을 얻을 수가 있다.

숭례문을 불 질렀다면, 그 방화범의 정신분석적 정신분석은 이렇다. 숭례문과 당선인과 방화범은 무슨 관계가 있나? 뭔가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아직은 억측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숭례문=대통령. 대통령=H건설, ...방화범은 H건설사에 대단한 원한을 품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방화범은 70대 노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왜 70 노인이 이런 엉뚱한 범죄를 저질렀을까?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나는 박정희 대통령이 저격당했다는 뉴스를 듣고 맘속으로는 기뻤다. 강철도 너무 강하면 쉽게 부러진다고...

이번 숭례문 화재를 지켜보면서 대다수의 '궁민'은 통탄(?)하겠지만, 그리고 그 방화범을 저주하겠지만, 또 다른 한 편에서는 대단히 기뻐하는 극히 소수의 그룹이 있다. 바로 "파괴는 건설의 어미'라고 믿는 족속들이다.

숭례문을 재건축될 것이고...그 비용은 600억원 정도...건설업자들 신난다. 그 비용지불은 고스란히 '궁민'들 몫으로 돌아간다.

숭례문 화재 현장은 그냥 보존하는 것이 더 상징성이 깊다고 필자는 주장하고 싶다. 마치 뉴욕의 World Trading Center의 'Ground Zero'(=원폭 투하지점)처럼.

이제 '궁민'들은 '예(=례)'를 더 이상 섬길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그게 참말로 편할 것 같다. 심층적으로는 "봐라! '예'는 불타 없어졌다."

민주화된 사회에서 누가 '주인'인가? 누가 누구를 섬겨야 하나? 커다란 화두로 남는다.

▲ 이도영 편집위원 ⓒ제주의소리
쥐의 해에 쥐불놀이 하지 않는 게 좋다. 쥐들이 너무도 고통스럽다. 인간새끼들은 즐거워할  지 모르지만, 쥐와 다른 동물들에겐 재앙이다.

제주도의 정월 대보름 '들불축제' 재고해야 한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불장난은 인류의 재앙뿐만 아니라 말 못하는 생물들과 식물들에게도 재앙이다.

특히 대운하와 같은 물놀이는 더 더욱 커다란 재앙으로 '궁민'에게 다가온다, 멀지 않은 미래에.

필자는 <제주 물난리 천재인가? 인재인가?>(제주의 소리, 2007년 9월 13일)란 제하에서 결론 부분에 불은 물로 끌 수가 있는데 물은 불로 끌 수가 없다고 설파한 적이 있다.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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