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연구원, 경지침체 4개월 앞당겨 졌고 불황기간도 전국보다 1년 길어

2000년대 들어 제주지역 불경기가 1990년에 비해 훨씬 일찍 찾아오고 불황기간이 훨씬 길어 심각한 수준의 구조적 취약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발전연구원이 20일 발표한 제주지역 8월 경기동행종합지수에 따르면 1990년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던 제주경제는 2000년 10월을 정점으로 약간의 변동을 동반하면서 전체적으로는 수축(불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전국의 경기정점을 2000년 8월로 볼 경우 제주경제는 전국에 비해 2개월 늦게 그 영향을 받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는 1990년대 제주경기의 정점이 전국보다 6개월 후에 나타난 것에 비해 4개월 앞당겨 진 것으로 감귤과 월동 채소류의 가격하락이 제주지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제주지역에 불경기가 빨리 찾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불경기가 90년에 비해 훨씬 일찍 찾아올 뿐만 아니라 불경기 기간도 전국에 비해서도 훨씬 길다는 사실이다.

발전연구원은 전국인 경우 2000년 8월을 정점으로 2003년 8월까지를 저점으로 볼 경우(2003년 9월부터 경기가 살아났다가 다시 올 3월부터 내려감) 수축국면은 36개월인 반면, 제주는 2000년 10월을 정점으로 해 11월부터 하강국면으로 빠져들기 시작해 46개월 연속 수축국면을 보이고 있다. 즉 전국의 불황국면이 36개월인 반면, 제주의 불경기는 이 보다 12개월(1년)이나 더 길어 제주도민들의 느끼는 경제적 고통이 전 국민에 비해 훨씬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은 8월 현재 제주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에 비해 3.6% 올랐으며(전국 평균 3.2%) 이 영향으로 제주지역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측정하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국 평균보다 0.77%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산업생산지수도 2000년을 기준으로 90년대에는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4년 연속 전국평균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물가는 오르는데 반해 소비부진은 계속 이어져 제조업 위축을 가져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발전연구원은 그러나 제주지역 경기는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PATA총회와 ADB연차총회 등 각종 국제행사로 1~8월 중 외국인 관광객이 작년에 비해 80.7% 증가했으며, 농업부문도 마늘, 양파, 감자 등 밭작물 영향으로 농산물 출하액이 2004년 3월 이후 6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건설분야인 경우 레미콘과 아스콘, 시맨트 출하량이 전년에 비해 증가하고 있으며, 8월말 현재 자동차 등록대수도 20만5479대로 전년에 비해 3,5%가 증가하는 등 소비심리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발전연구원은 한국은행 제주본부에서 조사·발표한 향후 6개월 동안 ‘생활형편지수’도 82로 전분기 78보다 다소 상승해 비관적인 입장이 다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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