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업체, 관광협회비 年88만원도 안내 제명·탈퇴…관광업계 “먼저 자성해야”

문광부가 올해 안으로 서울과 부산에 카지노를 신규 허가키로 해 도내 8개 카지노 업체가 관광산업 침체와 생존권을 내세우며 강력 반발하면서 서울과 제주에서 잇따른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으나 그다지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카지노업계의 어려움과 그로 인해 제주경제에 악영향이 미칠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걱정을 하면서도 “잘 나갈 때는 본척만척 하다가 이제 와서 도와달라는 것이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카지노 산업이 긍정적·부정적 효과를 떠나 “제주도에 근거지를 둔 관광업체로서 지금까지 그 역할을 다 해 왔느냐”는 따가운 질책도 그들에 대한 걱정과 함께 쏟아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도내 8개 카지노 업체 중 관광협회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는 업체가 단 한군데 도 없으며, 단돈 10만원도 지금까지 관광협회에 납부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관광협회에는 관광진흥법상 관광사업자로 인정되는 관광업체는 물론 농원과 비디오업체, 토산품업체 등 관광사업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업체들도 회원사로 가입해 정보를 교환하고 관광활성화를 위해 나름대로 활동해 오고 있다.

그러나 카지노 업체는 94년 8월 관광진흥업이 개정되면서 관광사업자로 인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관광협회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90년대 초반 파라다이스 카지노와 크라운프라자(구 남서울) 카지노, 그리고 오리엔탈카지노가 회원사로 가입했으나 회원사에 부과되는 회비를 납부하지 않아 파라다이스는 93년, 크라운 프라자는 95년 4월, 그리고 오리엔탈 카지노는 96년 12월에 협회로부터 제명 또는 탈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이들이 회원사 자격으로 협회에 내야하는 협회비는 1분기당 22만원, 연간 88만원에 불과했으나 이들은 일반 소규모 영세업체도 내는 협회비를 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90년대 후반 들어 카지노 업체들이 적자를 보기 시작했으나 이 때만해도 이들 업체는 한창 잘 나갈 때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카지노 업체는 협회비 납부는 물론 관광협회 활동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업체가 제명 또는 탈퇴한 후 관광협회는 이들을 끌어 들이기 위해 몇 차례 업체를 방문했으나 그 때마다 “외면해 왔다”고 관광협회 한 회원사는 전했다.

카지노업계가 내 놓은 ‘경영자료 현황’을 보더라도 1999년까지는 8개 업체 중 6개 업체가 흑자 경영을 했고, 2000~2001년에는 4개 업체가 1억8천만원에서 29억원까지 당기 순이익을 낼 정도로 잘 나갔으나 이들은 제주도 관광업체를 대표하는 협회활동을 외면해 왔다.

이 때문에 문광부가 신규카지노 허가정책을 발표한 이후 도내 카지노업계의 고사가 우려되고 직원들의 생존권 문제가 부각되고 있으나 이들을 바라보는 관광사업자들의 시선은 싸늘할 뿐이다.

실제 지난 15일 제주도에 대한 국회 문광위 국정감사가 열렸을 당시 도청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으나 실제 집회에 참석한 곳은 카지노업체와 이와 관련된 호텔 종사자들뿐이었다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관광업계에서는 “카지노업계가 어려운 게 사실이고 또 이게 제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머리를 맞대야 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 전에 앞서 카지노업계가 자성할 것은 없는지 먼저 뒤돌아 봐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