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규씨, 전세계 12만대 판매 나이키 시계 디자인90학번 제주대 산업디자인 전공...現아이리버 총괄이사

▲ 제주출신 디자이너 유영규 씨 ⓒ제주의소리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 브랜드 ‘나이키’가 요즘 쾌재를 부르고 있다. 나이키가 내놓은 스포츠 시계 ‘Vapor 300’ 모델이 전세계에 12만대 이상 팔린 때문이다. 그야말로 ‘대박’이 났다. 그런데 이 시계를 세상에 내놓은 디자이너가 순수토종(?) 제주산(産) 유영규(37. ‘아이리버’ 크리에이티브부문 디자인 총괄이사) 씨라는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우리는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기업 GM의 '신세대 디자이너'로 선정된 또 한명의 제주출신 강민영(33. 제주대 경제학과 졸. 94학번)씨를 기억하고 있다.(제주의소리 12월31일 보도) 올해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지프차 '허머HX'를 디자인, 세계적인 자동차디자이너로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이처럼 제주출신들이 잇달아 세계적 디자이너 반열에 오르며 제주인의 저력을 맘껏 과시하고 있다.

7일 저녁 ‘독일’에 출장중인 유영규 씨와 어렵게 전화통화에 성공했다. 유럽의 한복판에서 제주로부터 느닷없이 날아온 국제전화에 그도 무척 반가운 표정이었다. ‘언제 제주에 오냐?’는 물음에 유영규 씨는 “올해 추석에 제주에 내려가면 한번 만나자”고 반겼다.  

나이키 신화의 주인공, 디자이너 유영규 씨의 고향은 서귀포시 하효동이다. 지금도 그의 부모님 유경훈(74).강창희 씨는 고향에 계시다. 4남2녀 중 다섯째인 그는 효돈초.효돈중.남주고를 거쳐 90학번으로 제주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에 입학했다.

▲ 유영규 씨가 디자인해 전세계 12만대 판매량을 보이며 나이키 시계 신화를 쓴 ‘Vapor 300’ 모델
졸업후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했고, 2000년 모토롤라를 거쳐 2002년 홍익대 디자인연구소에서 근무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는 미국으로 건너가 나이키 본사 이큅먼트 부문(시계, 선글라스 라인 등 포함)에서 동양인으론 최초 디자이너가 되기도 했던 입지전적 인물이다. 이후 LG전자 책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아이리버에서 크리에이티부문 디자인 총괄이사로 있다.

▲ LG전자 와인폰 ⓒ제주의소리
대박이 터진 나이키 시계 ‘Vapor 300’ 모델은 유영규 씨가 미국 나이키 본사 근무 당시인 2006년 디자이너 막스 버튼(Burton)과 공동 디자인한 제품이다. 업계에선 나이키 시계 디자인 10년 만의 혁명으로 평가받으며 전 세계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현재까지 12만대 판매량은 시계제품 중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제품이라는 것의 그의 설명이다. 

얼마전 미국 본사의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는 옛 동료로부터 “영규, 대박이야. 대박! 자네가 디자인한 ‘Vapor 300’ 모델이 12만대나 팔려 나갔어. 축하해!”라는 메일을 받고 그는 다시 한 번 고향 ‘제주도’를 떠올렸다.

디자인 작업에서 가장 든든한 밑천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과 정서라고 그는 말한다. 순수 제주인의 DNA가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고향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자연은 풍부한 감성을 요구하는 디자이너에게 엄청난 에너지가 된다”며 그는 “제주도에서 자라온 환경은 디자인 할 때 물리적 그림이 아닌 큰 틀에서의 영감을 주고 결국 제품에 녹아든다”고 말했다.

▲ SCH-A100 ⓒ제주의소리
그의 디자인 히트 제품 중에는 모두들 ‘아~아! 그거!’할 제품들이 한둘이 아니다. 삼성 애니콜 휴대전화를 젊은 이미지로 변화를 이끈 일명 ‘깍두기’폰(SCH-A100)와 LG전자의 ‘와인폰’외에도 미키마우스 형태로 젊은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리버 MP3플레이어 ‘엠플레이어’ 도 그가 총괄한 제품이다.

화제가 된 나이키 스포츠 시계 ‘Vapor 300’ 모델은 2008 중국 베이징올림픽에서 나이키가 후원하는 육상스타 선수들이 착용할 예정이기도 하다. 유영규 씨는 “세계적인 스포츠 톱스타들이 제가 디자인한 제품을 사용한다니 뿌듯합니다”라고 짧은 소감도 밝혔다.

그는 또 “작은 꿈일 수도 큰 꿈일 수도 있지만 저의 감성을 만들어준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가꾸고 지키는 일에 언젠가 반드시 역할하고 싶다”며 “가끔 내려가 보는 제주도 고향 풍경은 잘못된 공공디자인으로 망가지고 있어서 안타깝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 제주 대표뉴스 '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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