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떼수준 민원인 방문 잇달아 시장실 문고리 '달랑달랑'

최근 제주시청사 본관 2층에 위치한 시장실 문고리가 떨어질 위기다. 예고 없이 들이닥친 민원인들의 항의성 방문으로 비서실 직원들과 민원인 사이에 밀고 당기기 탓이다.

자치권이 사라진지 벌써 오래된 제주시이지만 민원인들은 각종 불만사항을 행정시장인 제주시장실에서 실마리를 찾으려는 듯 연일 김영훈 시장면담을 부르짖으며 시장실 문고리를 부여잡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제주시 동문재래시장 인근 노점상 할머니 10여명이 시장실을 뚫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예고없는 할머니 시위대의 시장실 진입에 시청사 방호담당들은 ‘화들짝’ 놀랐다.

동문재래시장  김약국 입구에서 제주은행 본점 인근의 인도변에서 주로 야채등을 팔아온 노점상 할머니들은 최근 강화된 노점상 단속에 항의해 이날 이후로도 17일까지 연일 시청을 항의방문하며 ‘노점단속 철회’를 요구했다.

18일 오전에도 도로확장공사와 관련한 토지 보상금이 잘못 지급됐다며 ‘억울한’ 심정을 김영훈 시장에게 꼭 전달하겠다고 민원인 2명이 시장실 앞에서 배수진을 치는 바람에 비서실 직원들이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이밖에도 제주대학교병원 진입로 공사와 관련 인근 공동주택 주민들이 시장실을 항의방문하는 등 이날 오전만도 예고 없는 민원인 항의가 세 차례나 잇달았다. 

이 때문에 시장실이 위치한 청사 2층은 이날 오전 내내 민원인들의 고성과 이를 달래는 공무원들의 목청이 뒤섞여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집단 민원인들이 이처럼 예고 없이 제주시청을 항의 방문 하는 바람에 시의 일반 행정업무 차질 및 같은 시간 시청을 방문한 일반 민원인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김영훈 제주시장도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민선시장과 행정시장을 모두 경험하는 동안 시장실이 뚫린(?)것은 딱 두 번”이라며 “민선 당시 대화여객 노조의 시장실 진입과 이번 할머니들 노점상인들의 진입이 그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시장은 “그러나 공교롭게도 두 번 다 내가 도외 출장중일 때 여서 불행인지 다행인지 민원인들과 직접 마주치지는 못했다”며 “시장이 적접한 절차에 따라 도울 일이 있다면 돕겠지만 우격다짐식 시장실 방문은 해법이 아니”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제주시 A 간부공무원도 “최근 민원인들의 항의 내용을 들어보면 딱하고 안타까운 일도 있지만 대부분은 생때 수준이어서 민원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들이 많다”며 “이들 대부분은 적법한 행정절차를 거치지 않고 막무가내로 시장.부시장 등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어 부득이할 경우 청사방호라도 대폭 강화해야 할 판”이라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제주의소리>

<김봉현 기자 / 저작권자ⓒ 제주 대표뉴스 '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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