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성매매특별법 여파 30% 이탈 추정…관광객 통계는 ‘별 차이 없어’ 논란

제주도가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일본인 관광객 30%가 이탈될 것으로 추정된다는 자료를 25일 내 놓았다.

이는 지금까지 제주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 3명 중 한 명이 ‘성(性) 관광’을 즐겼다는 것으로 제주도가 내 놓은 자료의 타당성을 놓고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도는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에 따른 지역경제 영향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장단기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며 이와 관련한 분석추정 자료를 25일 내 놓았다.

제주도는 이 자료에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02년 12월 우리나라의 성(性) 산업이 지역총생산(GRDP)에 4.1%를 차지한다는 2002년 12월 ‘성매매 실태 및 경제규모 조사’를 근거로, 이를 제주도 GRDP에 역대입해 제주도 성산업이 2214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또 관광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일본인 관광객 30%(연간 14만명 중 4만2000명) 정도 이탈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일본인 관광객 1인당 180만원을 쓴다는 가정 하에 연간 756억원의 직접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도는 일본인 관광객 이탈로 호텔과 면세점, 여행사, 카지노, 식당, 골프장, 기념품 점 등이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미용실과 쇼핑점, 슈퍼, 원룸 등이 2차적 피해를 입는 등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제주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파악했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제주발전연구원에 성매매특별법이 지역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도록 하는 한편, 신규 일본인 관광시장을 적극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여행사에 주는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한편, 도지사 주재의 관광진흥협의회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성매매특별법 시행이후 제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데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은 바람직하나 30%가 이탈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제대로 됐는지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릴 정도로 논란이 일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이 일본인 관광객 유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11~12월 동향을 파악하는 게 보다 정확하나 일단 10월 한 달을 기준으로 할 경우 이렇다 할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외국인 관광객 통계는 보여주고 있다.

제주도 관광협회가 집계하고 있는 관광객 내도현황(잠정)에 따르면 10월들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24일 현재 28만6287명으로 전년보다 38.66%가 감소했으나 외국인 관광객은 3만1312명으로 지난해 2만6784명에 비해 16.91%가 증가했다.

아직 국가별 관광객으로 분류된 통계는 나오지 않고 있으나 일본인 관광객이 외국인 전체 관광객의 45% 가량을 차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성매매 특별법이 일본인 관광객 감소로 곧바로 이어진다고 속단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이 같은 분석은 관광업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분석을 내 놓고 있다.

도내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투숙하고 있는 그랜드호텔 측은 “10월 한 달간 500객실정도 예약이 취소됐으며, 11월 예약이 주춤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10%정도 수준이며, (성매매특별법과 함께) 태풍의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관광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본인 관광객들이 부분적으로 주춤해 부분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긴 하지만 입도객 자체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아직 뭐라고 하기는 좀 이르며 11월과 12월을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도내에서 비교적 큰 한 여행사의 관계자는 “그런 것을 말한다는 자체가 요즘은 마치 성매매를 찬성하는 것처럼 인식되기 때문에 뭐라고 말을 하기가 어렵다”고 말을 꺼낸 후 “우리 같은 경우는 애당초 그런 쪽에 신경을 쓰기 않기 때문에 민감하지는 않으나 영세한 여행사 같은 경우는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어떤 상품을 내 놓느냐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도, 안 받을 수고 있다”면서 “특히 골프 치러 싱글로 오는 관광객들이 짜증을 부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직까지 예약을 했다가 취소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으나 앞으로는 관광지를 제주가 아닌 동남아로 돌릴 가능성은 많다”고 말했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여행사의 한 가이드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단체는 좀 는 대신 10명 이내 골프를 치러오는 관광객을 줄어든 것 같다”면서 “큰 여행사는 별로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우리와 같은 경우는 한 달에 5~6팀이 예약됐다가 2개 팀만 취소되더라도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도내 관광업계의 분위기는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감소할 것이라는 데는 동의하고 있으나 제주도 당국이 말하는 것처럼 30%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은 업계에 따라 다르며, 도 당국이 다소 부풀리지 않았느냐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 관광부서의 관계자는 “업계의 말만 들어 그런 통계를 내 놓는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이며, 통계의 신빙성에도 의문이 들 수 있다”면서 “자칫 잘못할 경우 제주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마치 성(性 )관광을 목적으로 오는 것처럼 비쳐져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우려했다.

이날 자료를 내 놓은 자치경제국 관계자는 “호텔과 여행사, 요정 등에 의견을 들어 작성한 것으로 이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단순한 추정치 일 뿐으로 이 수치가 맞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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