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60주년] 재일동포 81명, 60주년 만아 고향 방문
일본서 진상규명 벌여온 일본인 60명도 위령제 참석

60년 전, 제주 땅에 불어닥친 뜻 모를 탄압을 피해 일본으로 건너간 후 오랜 세월 고향을 등지고 살아왔던 재일동포들이 60년만에 고향땅 제주를 밟는다. 마음 속 깊이 뿌리박은 4.3의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데만 60년이란 그렇게 긴 세월을 돌고 돌아 눈에 그리던 고향 땅으로 돌아온다.

4.3 60주년기념사업추진위가 60주년 4.3을 맞아 4.3으로 인해 고향을 등지고 일본에서 오랜 세월을 살아오신 분들을 초청했다. 또한 1988년 일본에서 열린 40주년 추도식 이후 일본에서 4.3운동의 주체이자 지원자로서 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활동해 온 일본인들도 함께 온다.

4.3 60주년을 맞아 2박3일 일정으로 2일 제주에 들어오는 재일동포·일본인 방문단은 144명. 도쿄·교토지역 재일동포 방문단 40명, 오사카 지역 재일동포 방문단 41명, 그리고 일본인 방문단 60명이다.

4.3 교류방문단은 4.3의 역사적 진실에 사실감을 불어 놓고, 현재 진행형인 4.3해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4.3의 국제적 연대를 확고히 해 동아시아에서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실현하는 4.3의 역사적 위치를 가늠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방문단의 면면만으로도 60년전 4.3이 얼마나 참혹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일부 우익세력들은 4.3을 ‘남로당이 주도한 좌파세력의 반란’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들의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이 없는지를 확인하게 해 준다.

김동일(77)씨는 4.3당시 조천중학생이었다. 광주형무소에 복역한 후 일본으로 건너갔다. 아버지가 4.3으로 사형당한 후 일본으로 건너간 69살의 고양순씨. 김동일씨와 마찬가지로 중학생이었던 김민주(77, 조천중, 인천형무소 복역) 김진횡(78, 당시 조천중, 조국평화협회 전 부회장) 이창순(76, 대정중), 고난히(79, 조천중)씨 등도 오랜 세월 고향의 아픔을 되새기며 제주에 온다.

‘화산도’의 저자 김석범(83) 선생, 4.3관련서적을 일본어로 번역출판해 온 ‘신간사’ 대표 고이삼(57)씨, ‘4.3을 생각하는 모임’ 전 대표인 현광수(79)선생과 이 모임의 현 대표인 문경수(59, 일본 입명관대) 교수도 온다.

일본인 중에는 TBS TV ‘보도특집’ 메인캐스터였던 다바타 미츠나가 교수(가나가와 대학 명예교수), ‘동아시아의 냉전과 국가테러리즘을 생각하는 모임’ 의 나카노 토시오(58) 도쿄외국어대 교수, ‘전 재일한국인 정치범을 구원하는 전국회의 사무국장’인 이시이 히로시(64)씨, ‘일본국 평화헌법 9조를 지키는 모임’ 기세 게이코(57) 사무국장, 한국양심수를 지원하는 전국회의‘ 와타나베 가즈오(67)씨 등이 온다.

이들은 2일 낮12시30분 제주공항에 도착한 후 곧장 4.3평화공원으로 이동해 헌화 참배하고, 4.3평화기념관을 관람하게 된다. 이날 저녁 오후7시에는 제주시청 앞에서 열리는 4.3전야제에 참석한다.

4월 3일에는 4.3 60주년 위령제에 직접 참여해 60년의 한을 쏟아내게 된다. 이어 조천읍 북촌리 북촌너분숭이(애기무덤)를 방문하고, 4.3기념 행사에도 참석한다. 이들은 4일 환송오찬회를 마지막으로 해단, 일본으로 건너가게 된다.

방문단 주요 참석 인사

△ 김석범(83) : 소설 ‘화산도’ 저자
△ 조동현(61) : ‘제주4.3을 생각하는 모임’ 대표. 동경지역 방문단장
△ 고이삼(57) : ‘신간사’ 대표
△ 현광수(79) : 유족, 전 ‘제주4.3을 생각하는 모임’ 대표
△ 김동일(77) : 당시 조천중학생, 광주형무소 복역.
△ 고양순(69) : 당시 아버지 사형당한 후 도일
△ 이창순(76) : 당시 대정중학생
△ 방정옥(78) : 부친(김녕우체국장) 행불 후 도일
△ 김민주(77) : 당시 조천중학생, 인천형무소 복역
△ 김진횡(78) : 당시 조천중학생, 조국평화협회 전 부회장
△ 안세민(62) : 당시 초등학생 교사였던 부친 학살당함
△ 강 실(59) : 제일본 4.3유족회장
△ 이복숙(73) : 당시 학살터까지 끌려갔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옴
△ 고난희(79) : 당시 조천중학생, 입산활동 후 도피, 이후 아버지 희생당함
△ 문경수(59) : ‘제주4.3을 생각하는 모임’ 대표, 일본 입명관대 교수
△ 다바타 미츠나가(72) : 전 TBS TV ‘보도특집’ 메인캐스터. 현 가나가와 대학 명예교수
△ 니카노 토시오(58) : 도쿄외국어대 교수. ‘동아시아의 냉전과 국가테러리즘을 생각하는 모임’
△ 이시이 히로시(64) : 전 ‘재일한국인 정치범을 구원하는 전국회의’ 사무국장
△ 기세 게이코(57) : ‘일본국 평화헌법 9조를 지키는 모임’ 사무국장
△ 와타나베 가즈오(67) : 한국양심수를 지원하는 전국회의 <제주의소리>

<이재홍 기자/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