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를 대표해 제주4.3 제60주년 위령제에 참석한 한승수 국무총리는 “4.3사건의 진실을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 나가는데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4.3 기념사업과 유족복지사업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제60주년 제주4·3사건희생자 위령제가 무자년 4월3일 오전 11시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한승수 국무총리, 원세훈 행정안전부장관, 김태환 제주도지사, 양대성 제주도의회 의장 등 각계 인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엄숙하게 봉행됐다.

▲ 4월3일 4.3평화공원에서는 60주년 제주4.3희생자위령제가 봉행됐다. ⓒ제주의소리

이날 위령제에는 예전 같지 않게 따뜻한 봄 햇살 아래 4·3유족 및 제주도민 등 1만여명이 4·3평화공원을 찾아 60년 전 억울하게 스러져간 가족과 이웃의 넋을 위로했다.

한승수 총리는 추도사를 통해 “4.3사건으로 무고하게 희생되신 분들의 영전에 머리 숙여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4.3영령들에게 삼가 명복을 빌었다.

한 총리는 이어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을 가슴에 안고 살아온 유가족 여러분과 제주도민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 한승수 국무총리가 제60주년 4.3위령제에 참석, 헌화를 한뒤 분향하고 있다.ⓒ제주의소리

한 총리는 “이곳 4.3평화공원은 말 그대로 평화의 성지”라며 “세계의 냉전과 민족의 분단이 빚어낸 우리 현대사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극복해낸 역사의 현장”이라고 의미를 부였다.

이어 “정부는 4.3사건의 진실을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 나가는데 정성을 다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여러분이 추진하는 기념사업과 유족복지사업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총리는 "도민 여러분은 대립과 갈등을 관용과 화합으로 승화시켜 미래를 향한 더 큰 발전의 디딤돌로 만들어 왔다"며 "이제 제주의 이러한 저력을 국민통합의 귀중한 교훈으로 삼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제주도민의 평화, 화해 상생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한 총리는 특히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인들로부터 분단으로 인한 비극의 아픔을 극복하고 일어선 사랑받는 ‘평화의 섬’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제주도민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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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는 “국가추모일 지정과 희생자 항시 신고접수, 억울한 희생자의 사면복권문제 등 당면과제에 대한 개정도 정부와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며 “제주4.3을 미래지향적으로 이끌어갈 4.3평화재단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예산지원 등도 적극 해결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4.3이념논쟁과 관련해서도 “이전 정부에서 국가수반 자격으로 제주4.3에 대해 공식사과를 표명한 바 있다”며 “그런데 다시 4.3을 이념갈등으로 이끌어가려는 일부의 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적 차원의 결정에 대해 ‘섬김’과 ‘위민정신’을 표방한 새 정부에서도 정당성을 계승하리라 믿는다”며 보수정권 하에서의 4.3왜곡을 경계했다.

김두연 제주4.3유족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4.3을 왜곡하는 극우보수단체들의 주장은 중단해 주기 바란다”며 “이같은 왜곡된 주장을 계속 하면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우리 1만여 유족들은 강력하게 경고하는 바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들 가득 메운 4.3유족들과 제주도민들은 헌화와 분향을 하며 60년 전 영문도 모른 채 스러져간 4.3영령들을 위무하며 영명을 기원했다.

한편 이날 위령제에는 제18대 총선을 6일 앞둬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최고위원, 민주노동당 천영세 대표, 통합민주당 김원기 선대위원장(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와 4.9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총출동, 유족들의 표심을 끌어안기에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 본행사에 앞서 오전 10시부터 4·3의 정신을 후세들에게 전하고 평화와 상생을 통해 해원의 첫걸음을 내딛는 역동적인 행사로, ‘평화동행’이 공연됐다.ⓒ제주의소리

특히 4.3 60성상을 맞아 독특하게 펼쳐지는 안개와 종이꽃 연출은 가신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고 과거의 아픈 상처를 훌훌 털고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참가자들에 남겼다.<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이날 위령제에 참석한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부설초등학교 어린이들이 '4.3'의 희생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한아름씩 가슴에 안고 안타깝게 숨져간 넋들을 위로했다. ⓒ제주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