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배의 동백꽃 지다 (4)

 

▲ 강요배·3·1 대시위 59.0×150.0cm,종이·콩테, 1991년

3·1 대시위 

1947년 3월 1일, 제주 읍내에 탐라 개벽 이래 최대로 운집한 3만 군중은 진정한 민족 해방을 갈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우리 마을에서도 젊은 사람치고 그날 행사에 안 간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주로 국민학교 선생들이 앞장선 일이지만, 3·1절 기념 행사를 하겠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북국민학교에서 나와 시가행진을 하는데 산짓물 부근인가, 아낙네들이 동이에 물을 떠다 놨다가 목마른 사람들에게 주더군요. 요즘 같으면 요구르트 같은 거 주듯이……. 허허. 지금의 중앙로에 이르니 호마를 탄 미군이 나와서 '가, 가!'하면서 해산하라는 시늉을 하더군요."

김용호金容瑚, 1994년 73세, 애월읍 하귀2리.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섬 제주, 정부가 지정한 평화의 섬 제주에 1948년에 피의 참극이 벌어졌다. 현대사 최대 비극인 제주4.3.마을은 불타 폐허가 되고, 곳곳에서 사람이 죽어갔다. 제주도는 어둠에 싸인 죽음의 섬이 됐다. 제주에 신혼여행 온 부부나 수학여행 온 학생들, 관광객 가운데 제주4.3의 비극을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동백꽃지다>는 강요배 화백이 제주4.3의 전 과정을 그림으로 그린 화집이다. 여기에 제주4.3지원단 김종민 위원이 ‘증언’을 덧붙였다. <제주의소리>는 4.3 60주년을 맞아 <동백꽃지다>를 펴낸 강요배 화백과 김종민 위원, 그리고 ‘보리출판사’의 협조를 얻어 이중 일부를 연재한다. <동백꽃지다>는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1일부터 6월 말 까지 전시되고 있다. / 편집자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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