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배의 동백꽃 지다 (6)

▲ 강요배·피살 56.0×76.0cm,종이·콩테, 1991년

피살

"박재욱 여인은 젖먹이 아이를 안은 채  식산 은행 철문 앞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병원에 옮겨 온 후에도 몇 시간 동안 목숨이 붙어 있었습니다만 끝내 운명하고 말았지요. 총알은 그 여인의 오른쪽 옆구리를 관통. 왼쪽 둔부 쪽으로 빠져나갔습니다. 망루처럼 높은 곳에서 쏜 총탄에 맞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젖먹이 어깨에도 총알이 스쳐 지나갔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두용河斗瑢, 1994년 67세, 제주시 삼도1동, 당시 도립 병원 경리 주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섬 제주, 정부가 지정한 평화의 섬 제주에 1948년에 피의 참극이 벌어졌다. 현대사 최대 비극인 제주4.3.마을은 불타 폐허가 되고, 곳곳에서 사람이 죽어갔다. 제주도는 어둠에 싸인 죽음의 섬이 됐다. 제주에 신혼여행 온 부부나 수학여행 온 학생들, 관광객 가운데 제주4.3의 비극을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동백꽃지다>는 강요배 화백이 제주4.3의 전 과정을 그림으로 그린 화집이다. 여기에 제주4.3지원단 김종민 위원이 ‘증언’을 덧붙였다. <제주의소리>는 4.3 60주년을 맞아 <동백꽃지다>를 펴낸 강요배 화백과 김종민 위원, 그리고 ‘보리출판사’의 협조를 얻어 이중 일부를 연재한다. <동백꽃지다>는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1일부터 6월 말 까지 전시되고 있다. / 편집자 

◀ 강요배, 김종민 | 보리 | 2008.04.03 http://www.boribook.com/

<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