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지사 ‘용병캐디’ 발언 파장 커지자 서둘러 진화
김 지사,“파장 예측 못했다”노총의장에 유감 전화...발언 철회

“외국인 골프 도우미를 채용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에 요청해 놓고 있다”고 말해 노동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김태환 제주도지사가 노동계에 ‘유감’의 뜻을 전했다. 또 제주도 당국자 는 “정부당국에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하고 나서 지난 11일 예상치 못한 김 지사의 돌발발언을 거둬들였다.

김태환 지사는 11일 ‘4월 관광산업 진흥전략회 보고회’에서 “골프장 도우미(캐디)를 외국인으로 채용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부 당국에 요청해 놓고 있다”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 노동계가 즉각 성명을 내며 강하게 반발하자 주말 관련부서 대책회의를 가진 후 직접 고승화 한국노총 제주지역본부장에게 유감의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는 “보고회 현장에서 순간적으로 건의가 들어 와서 단순하게 대답을 한 것 같다. (고용문제가 걸려 있는 줄) 미처 예측을 못했다”며 유감의 뜻을 전했다. 김 지사는 또 “앞으로 이런 문제가 있을 경우 사전에 협의하겠다. 노총소속 조합원들이 오해하는 일이 없도록 해 달라”며 거듭 유감의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실무부서도 노총 측에 전화를 통해 전후 사정을 설명하는 한편, 14일에는 경제정책과장이 이 문제와 관련해 중앙위원회 회의가 열리는 한국노총 제주지역본부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제주도 당국은 “‘골프장 경기도우미 외국인 채용과 관련해서는 정부당국에 요청해 놓고 있다’고 답변을 하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정부에 요청하거나 건의한 사실이 없다”며 행정차원에서 외국인경기도우미 채용정책을 추진한 사실이 없음을 해명했다.

도 당국자는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 3단계 제도개선 과제에 포함돼 있지 않으며, 설령 ‘외국인노동자’ 규제를 푼다고 하더라고 경기장 도우미는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해당이 안된다”며 골프장 캐디 용병 문제를 정책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음을 밝혔다.

김 지사와 제주도 당국의 입장을 종합하면, 도 차원에서는 골프장 경기도우미 채용에 대해 중앙정부는 물론 검토한 적도 없으나, 관광산업 진흥전략 보고회에서 갑작스런 질문에 김 지사가 순간적으로 오해해 잘못된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주도 당국은 김 지사의 발언이 미칠 파장과 진위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자료로 만들어 배포했고, 담당국장은 기자실에서 이에 대한 언론보도를 요청해 행정의 난맥상을 연출했다.

한편 노총은 외국인 경기도우미 채용 문제에 대해 제주도 당국의 공식적인 답변을 요청했고, 제주도당국은 제주관광노조협의회가 발표한 성명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제주도 당국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노총은 제주도당국의 공식적인 답변을 받은 후 대응책을 논의키로 했다. <제주의소리>

<이재홍 기자/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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