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질문] 관광객카지노 인식 의원들도 ‘천양지차’
도민합의 견인할 의회가 ‘각개전투’…대의정치 역행

▲ 김도웅 의원.
▲ 강원철 의원.
최근 도민사회에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관광객 전용카지노’ 문제가 제주도의회 의사당에서도 의원들끼리 견해 차이를 보이며 ‘핫 이슈’로 부상했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찬성론과 사회적 병폐에 대한 냉철한 분석 등 종합적인 이해득실을 따진 뒤 도민사회의 총의를 모아나가야 한다는 ‘신중론’이 충돌했다.

김도웅 의원은 관광객 전용카지노 유치 찬성 입장을 대변했다.

김 의원은 침체된 제주경제의 체질개선을 위해 관광객 전용카지노를 유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의원은 “얼마 전 한국관광개발연구원이 발표한 ‘내국인해외카지노 이용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국민들이 해외 카지노에서 소비한 액수가 4300억원이며, 이는 강원랜드 매출액의 40.3배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김 의원은 “전라북도만 보더라도 새만금 지구개발에 내국인 출입을 부분 허용하는 해양카지노 유치를 추진하고 있고,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인천 영종지구 등도 관광객 전용 유치 경쟁에 뛰어들며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제주도정은 관광객 전용카지노에 대해 사실상 허용 불가라는 단호한 방침을 세운 정부를 어떻게 설득해 나갈 것인지 밝혀 달라”며 제주도정의 카지노 유치 본격행보를 주문했다

이에 반해 강원철 의원은 ‘신중론’을 폈다.

강 의원은 “내국인카지노 산업에 안달부리는 것은 강원랜드의 드러난 외형적 성과에만 취해버려 황금알을 않은 거위로만 인식해버린 결과는 아닌지 냉정히 따질 필요가 있다”며 김도웅 의원의 찬성론과는 시각을 달리했다.

강 의원은 내국인카지노의 병폐와 관련해서도 “도박중독, 가정파탄, 자살속출, 노숙자 양산, 직장포기 등 엄청난 사회적 병폐들이 양산되고 숫자상의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투자금 회수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용효과 등 산업파급 효과가 큰 산업으로 알려졌음에도 많은 국가들이 이 산업을 유치하려고 하지 않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관광객카지노의 문제는 찬·반의 입장을 떠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 제주의 지속적인 건강한 발전에 대한 비전, 제주관광 발전의 기여여부 등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득실을 냉철히 조사·분석해 따지고 평가한 다음에 도민들의 의견을 철저히 수렴한 뒤 결정해야 할 중차대한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내국인 카지노가 제주관광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여기는 막연한 기대는 하루속히 버리고,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진단 속에 올바른 결정을 내릴 때라야만 해묵은 논쟁에 종지부를 찍고 도민갈등도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민의 대의기관인 제주도의회에서 조차 ‘각개약진’식의 의견이 제출되면서 관광객 전용카지노를 둘러싼 도민사회의 찬·반 논란을 조율, 총의를 모아가는 대의정치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을 자초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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