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혼 4월의 시, 4월의 그림(10)

   

광치기 바당 갯메꽃

(김 섬)


무시거 허젠 살려신고 무시거 허젠

죽어 넘어진 어멍 돌덩이 가슴팍에서 꿈틀거리던
씨 멸족 확인사살 세 발에도 죽지 못헌
하늘이 살렸다는 하늘이 버린 애기

어멍 아방 하르방 할망
한 자리에서 다 잡아먹은 목숨

잊어불젠 목 매달고
잊지말젠 목 매달아 온
통곡처럼 서러운 세월

핏물 마르지 않는 총살의 떼죽음
꿈인 듯 생시인 듯 시퍼렇게 달려든다

목 조르지 말라 목 조르지 말라

골백번 무자년에
주검이 있던 자리 에워싸듯 다시 피는
벌건 목숨이여

* 광치기 바당 : 4.3 학살이 있었던 성산포 바닷가의 지명

 

* 김섬(본명 김명숙) : 1962년생. 2001년 『동시와 동화나라』로 등단.

* 김수범 : 애기구덕전 / 4월미술전 / 4.3미술제 / ㅈ주사람과 그 삶의 터전 전 / 탐미협 정기전 / 2000년의 나 그리고 우리전 등 다수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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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의소리>가 제주4.3 60주년 위령제를 맞아 기획연재하고 있는 '진혼 4월의 시, 4월의 그림'은 (사)한국작가회의 제주도지회, (사)민족미술인협회 제주지회 탐라미술인협회 협조를 얻어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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