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의 방' 기생화산, 샘물이 솟는다?
'생태계의 방' 기생화산, 샘물이 솟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야생화 동산같은 삼의악

   
정상부의 샘물  ⓒ 김강임

5월은 봄꽃이 피는 시기다. 더욱이 화산섬 제주의 5월은 야생화가 가장 많이 피는 계절이기도 하다. 5월의 주말, 한 지붕 아래 사는 아파트 주민들과 삼의악(세미오름)을 탐방을 했다.

"산에 '악'자가 붙으면 험하다는데..."

늘 우리를 위해 오름 가이드를 해 주시는 오식민 선생님은 내 말을 알아들었는지 "험하긴요, 밋밋한데요"라며 말을 건넨다.
  

붉은병꽃나무 등산로를 물들인 붉은병꽃나무  ⓒ 김강임

야생화 동산 까치발로 걷다 

삼의악의 5월은 신록으로 가득했다. 오름 위에 뿌리를 내리는 초본식물도 푸름을 키워갔다. 신록의 숲으로 들어가자 붉은병꽃 나무가 마음을 유혹한다. 푸른 산이 다홍치마를 입고 있는 것 같다.

신록의 숲을 지나자, 야생화의 군락이 펼쳐졌다. 무거운 돌을 비집고 양지꽃과 노랑제비꽃이 배시시 웃는다. 금방이라도 와르르 무너져 버릴 것만 같은 오름 기슭을 붙잡고 뿌리를 내린 제비꽃에서 생명의 의지가 느껴진다. 
  

▲ 새우란  ⓒ 김강임   
▲ 산수국  ⓒ 김강임  

행여, 야생화 꽃잎이 발에 짓밟힐새라 걱정이다. 좁은 등산로를 까치발로 걸었다. 소나무가 하늘을 가린 숲속 아래에는 청미래 넝쿨과 산수국이 어우러져 있다. 그 산수국 아래 피어 있는 새우란 한 포기가 청초하다. 자꾸만 나그네의 마음을 유혹한다. 누군가 심어놓고 가꾼 것도 아닌데, 척박한 기생화산에 핀 연약한 야생화와 산수국의 군락은 신이 준 선물이 아닐까? 삼의악은 마치 야생화 동산 같다.
  
▲ 고사리 고사리 목장지대  ⓒ 김강임  
▲ 골짜기  ⓒ 김강임 

  
풀밭은 생태계의 '방'

간신히 그 등산로 꽃길을 빠져 나왔다. 계곡이 나타났다. 비록 물이 없는 건천이지만 산에서 만난 계곡 또한 마음을 동요 시킨다. 그리고 계곡 끝에는 밋밋한 목장지대가 펼쳐진다. 바로 풀밭이다. 풀밭 속에는 갖가지 생태계가 보금자리를 꾸렸다. 기생화산이 마치 자신들의 방인 양.

또 우리들의 마음을 유혹시킨 것은 삐쭉삐쭉 돋아나는 고사리목장지대였다. 오름 탐사에 나선 사람들은 고사리 꺾기에 바쁘다. 드디어 오 선생님은 10분의 자유 시간을 선언했다. 띠와 아카시아 넝쿨 속에서 자라는 고사리가 군락을 이뤘다. 오르미들의 손에는 한줌씩의 고사리를 들려있었다.

드디어 삼의악의 정상을 향해 걷었다. 그리 심한 급경사가 아닌데도 숨을 헉헉 댔다. 해송과 보리수나무, 서어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준다. 보리수나무 가지에는 하얀 꽃이 달려 있다. 급경사의 등산로에는 많은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엿보인다. 토사의 유출이 심한 등산로에 한꺼번에 비라도 내리면 어떻게 될까? 
 

▲ 샘물  ⓒ 김강임 

산에서 솟는 물, 진원지는 어디일까? 

그런 걱정도 잠시, 늘 앞서가던 오 선생님은  샘이 솟아나는 정상 부근에서 우리를 기다렸다. 그곳에는 물이 고여 있었다. 산에서 솟아나는 물의 진원지는 어디일까? 

그 궁금증을 안고 도착한 곳은 바로 삼의악의 정상이다. 표고 574.3m, 비고 139m인 삼의악 정상에는 벌써 많은 사람들이 능선 위를 걷고 있었다. 능선이라야 그리 긴 코스는 아니다. 그리 높은 봉우리도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정상은 자신의 목적지이기도 하다. 
 

▲ 분화구  ⓒ 김강임 

풀밭에는 경방초소가 있었다. 그 초소 주변 풀밭에 털썩 주저앉아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평화로워 보인다. 산정분화구 안에는 묘지들이 산재해 있었다. 분화구가 묘 대신 삼의악에서 자생하는 식물들이 자랄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 한라산  ⓒ 김강임  

구름을 이고 있는 백록담 풍경

화구를 돌아보니 발아래 보이는 풍경이 장관이다. 멀리는 제주의 해안선과 맞닿은 하늘, 그리고 제주 시민의 쉼터인 사라봉과 제주시의 풍경이 아스라이 떠있다. 고개를 돌리니 한라산과 연계한 오름 군이 고즈넉하게 누워 있다. 구름을 이고 있는 백록담을 보며 오르미들은 한라산을 이야기한다. 제주 오름의 아버지인 한라산은 제주의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지만, 오름 위에서 보는 한라산은 늘 새롭다.

정상에서 풍경을 등지고 커피 한잔을 마셨다. 정상에 앉아 있으니 풀 섶의 향기와 함께 차한잔의 여유로움이 진국이다.  
  

▲ 정상  ⓒ 김강임  

자연의 선물 잘 보존해야

오르막이 힘들었던 만큼 내리막은 수월했다. 하지만 등산로가 정비되지 않아 흙먼지가 날리는 코스도 있었지만, 행여 야생화의 군락이 훼손되면 어쩌나 걱정도 된다. 

삼의악은 제주시내에서 근거리에 있고 조망권이 뛰어나 앞으로 많은 오르미들이 탐방을 할 것이다. 물론  제주시에서 삼의악 등산로를 정비하여 시민들의 휴식터로 제공한다는 계획도 있다. 그러나 제주의 오름을 오르는 사람들이 야생화 공원 같은 삼의악을 잘 보존하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일일 것이다.

자연이 준 선물 삼의악, 하산 길에 나를 쫓던 노란 야생화들은 아직도 내 마음속에 살아 있다. 그리고 오름 정상부근에서 솟아나는 샘물의 진원지는 아직도 수수께끼 같다.  

삼의악

삼의악은 제주시 아라동 산 2402번지에 소재해 있으며,  표고 574.3m, 비고 139m인 원형화구호이다.  

정상 부근에서 샘이 솟아나고 있다하여 세미오름이라고도 한다. 해송과 자귀나무, 잡목이 어우러져 있고 등사로 주변은 산수국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정상에는 풀밭의 산정분화구를 이루고 있으며, 화구 안부의 일부사면에는 묘들이 산재되어 있다.  

원형의 산정분화구는 남쪽사면으로 용암유출 흔적의 작은 골짜기를 이루며 이곳 상단부의 수풀 속에는 샘이 솟아나고 있다. 삼의악에는 구실잣밤나무, 서어나무, 물참나무, 소나무, 때죽나무, 산딸나무등이 서식하며 백량금, 자금우등의 식물이 자란다.  

찾아가는 길: 제주공항-제주시청-산천단 경찰사격장 입구- 남쪽 목장으로 진입-삼의악으로 오름탐사 시간은 왕복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 제주특별자치도청 관광정도 중에서

▲ 삼의악 ⓒ 김강임

<제주의소리>

<김강임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 제휴기사 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0 / 400
댓글 1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이 기사에 달린 댓글 1
송현우 2008-05-29 07:01:01
차를 타고 가다가 우연찮게
라디오에서 김PD(근데 PD도 하십니까? 놀랐습니다)님의
'소녀같은'말씀,가끔 듣곤 합니다.
느릿느릿 세상을 관조하며 사시는 듯한 김기자님,많이 많이 부럽습니다.ㅜㅜ
건필을 기원합니다.
꾸벅~!
1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