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제주지역 촛불문화제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문화제 열기가 제주에서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정부가 수입위생조건을 고시한 이후 제주시청어울림마당에서는 일주일째 매일 저녁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에서 경찰이 문화제참가자들에 대해 물대포를 동원해서 폭력으로 진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은 극도의 분노를 표출했다.
  

   
▲ 촛불문화제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는 매일 저녁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6월 2일 저녁에는 주최 단체 없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자리를 채웠다.  ⓒ 장태욱

2일 저녁 8시부터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행사를 주관한 단체도 없었고 특별한 형식도 없었지만 문화제는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질서있게 진행되었다. 

행사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로 시작되었다. 문화제가 진행되는 동안 시청 어울림마당 벽에 설치된 스크린에는 서울에서 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을 경찰이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장면이 계속 상영되었다. 
  

▲ 사회자 촛불문화제 사회를 보는 시민. 문화제가 진행되는 시종일관 경찰의 폭력진압을 규탄하는 발언들이 이어졌다.  ⓒ 장태욱 

"폭력경찰 심판하자, 이명박은 물러가라"

비통한 시선으로 이 장면을 바라보던 시민들 사이에서 분노를 담은 구호들이 터져 나왔다. 눈물을 흘리는 여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 시민들 경찰의 폭력진압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비통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 장태욱  
▲ 촛불을 든 시민들 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 장태욱
  
이어 시민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시민은 경찰에 대해 분노를 표출했다. 그 시민은 "자신이 촛불문화제에 참여하기 위해 차를 주차 시키려면 시청 주변을 한참 돌아야하는데, 경찰은 대도로에 버젓이 불법으로 주차했다"고 한 뒤, "경찰이 이렇게 국민들 위에 군림하려하니 폭력으로 시민들을 진압하게 된 것"이라고 분을 터트렸다.

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여학생은 "동영상을 보니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꼭 물러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여학생은 정부를 향해 "자신들은 미국소 먹지도 않을 거면서 국민들 먹으라고 수입을 강행하려한다. 이명박 정부는 물러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 소머리 가면 한 시민이 소 머리 모양의 가면을 쓰고 참여했다.  ⓒ 장태욱 

이명박탄핵연대 소속의 부성희씨는 "오늘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을 알리는 고시내용을 관보에 게재하는 것이 연기되었는데, 이는 서울에서 시민들이 치열하게 싸운 결과다. 서울시민들이 치열하게 싸우는 만큼 우리 제주도민들도 우리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싸우자"고 했다. 이어 부씨는 시청 길 건너편에서 구경하는 시민들을 향해 "구경하시는 분들 제발 쳐다보시지만 말고 이제 관심 좀 가져달라"고 호소하며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 거리로 나선 촛불 제주시청 큰 길 건너편에는 유흥업소 밀집 골목이 있다. 촛불문화제를 끝낸 시민들이 시청 골목 일대를 돌았다.  ⓒ 장태욱  

촛불문화제가 끝나자 시민들은 시청 앞 큰길 횡단보도를 건너 대학로 골목이라고 부르는 유흥업소 밀집지역으로 촛불행진을 이었다. 

"폭력경찰 심판하자."
"이명박은 물러가라."
"조중동은 쓰레기다."
"제주도민 함께해요."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간 참가자들은 정부와 보수언론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구호를 제창하면서 거리의 시민들에게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제주시청어울림마당 근처에는 경찰들이 행사를 지켜보면서 주변의 교통 흐름을 정리했다. 촛불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시민들과 경찰 간의 마찰 없이 행사는 마무리되었다.

한편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저녁에는 기존에 해왔던 것처럼 이명박탄핵투쟁연대 회원들의 주최로 같은 장소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린다. 3일(화)에 열릴 촛불문화제는 이명박탄핵투쟁연대와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제주도민대책위가 지난 토요일과 같이 총력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행사의 열기에 관심이 모야지고 있다.

또 제주도민 총력 집중의 일환으로 6월 3일 저녁에는 대한민국 최남단에 있는 작은 도시 서귀포에서도 처음으로 촛불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서귀포 촛불문화제는 이명박탄핵투쟁연대 중심으로 동명백화점 앞에서 열린다.  <제주의소리>

<장태욱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 제휴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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