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제주시청 앞에서 촛불문화제 이후 철야 돌입

촛불문화제 6월 5일 저녁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시민들이 모여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장태욱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72시간 철야 투쟁 열기가 제주에도 불붙었다.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저녁 8시경 시청 어울림마당에선 촛불문화제가 개최됐다. 그리고 촛불문화제가 끝난 이후 30여명의 시민들이 어울림마당에 남아 텐트를 설치한 채 철야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시민대책위와 이명박탄핵투쟁연대를 중심으로 열린 이 날 촛불문화제에는 제법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5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뜨거운 투쟁열기를 이어 나갔다.   
  

   
어린 학생들 어린 학생들이 많이 참여했다.  ⓒ 장태욱  

이날 자유발언의 첫 마이크는 여고생이 잡았다. 지금까지 네 차례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다는 그 여학생은 "이명박 대통령이 고려대를 나오고도 맞춤법을 초등학생만큼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이유가 대통령의 맞춤법이 틀렸다고 말하는 측근이 없기 때문"이라고 하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30대 직장인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든 것은 '보수'라고 이름 붙이기도 민망한 조중동 수구언론인데, 나라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수구언론에 반대하는 싸움이 우선되어야한다"고 주장한다.
  

▲ 자유토론 한 시민이 자유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 장태욱

다음은 40대 남성이 발언을 했다. 그는 "국민이 편하려면 공무원이 똑똑해야 하는데, 우리 공무원들은 미국 정부와 미국 축산업자들에게 충성하기에 여념이 없다"고 비난했다. 

마지막으로 30대 남성이 마이크를 이어 받았다. 늦깎이로 대학을 다니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남성은 "이명박의 신앙간증을 듣고 감동받아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을 지지했는데 지나고 보니 제대로 속은 느낌"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이 아니라 아예 수입 자체를 막아야한다"고 주장했다.
  

▲ 촛불행진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시민들이 시청 앞 골목일대를 행진했다.  ⓒ 장태욱

이날 문화제를 끝낸 시민들은 시청 앞에 있는 유흥업소가 밀집한 골목으로 행진했다. 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시민들은 재협상과 폭력경찰 처벌을 요구했고, 아직까지 촛불 행사에 참여를 미루고 있는 시민들에게 같이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밤 10시경 행진을 마친 시민들이 귀가한 이후에도 3일째 단식을 이어가는 단식농성단과 72시간 철야농성을 결의한 시민들은 여전히 시청 어울림마당에 촛불을 밝히고 있다. 철야농성에 돌입한 시민들은 야외에서 영상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고, 단식농성단은 근처에 마련된 별도의 임시 천막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 철야 촛불문화제가 끝나고 시민들이 귀가한 이후에도 시청 어울림마당을 지키는 시민들이 있다. 제주 시민들도 72시간 철야에 돌입했다.  ⓒ 장태욱 

한편, 5일 저녁 철야농성장에서는 영화 <식코(Sicko)>가 상영되었다. 철야농성을 위해 모인 시민들은 영화를 감상하며 의료보험 민영화의 위험성에 관해 의견을 나누었다. 영화 <식코>가 끝난 다음 시민들은 서울에서 진행 중인 철야농성 과정을 인터넷 생중계로 지켜보고 있다.

시청 어울림마당에는 철야농성에 동참할 시민들을 위한 텐트가 설치되어있다. 시민들이 야외에서 농성을 이어가는 동안 어린이들이나 피곤한 시민들은 텐트 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장태욱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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