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연구소, 도 전역에 산재된 일본진지동굴 전면조사 착수

도 전역에 산재돼 있는 600~700여개로 추정되고 있는 일본군 진지동굴에 대한 종합적인 측량과 진지동굴 구축에 동원됐던 인사들에 대한 증언채취 등 진지동굴에 체계적인 조사가 민간 연구소에 의해 이뤄진다.

(사)제주도동굴연구소(소장 손인석)는 2004년 11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6년간에 걸쳐 제주도 전역에 걸쳐 구축된 진지동굴 및 요새, 그리고 그 주변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조사에 들어간다고 14일 밝혔다.

제주도동굴연구소는 지금까지 자체 탐사·탐험을 펼쳐 천연동굴 170여개, 인공동굴인 일본군 진지동굴 344개를 확인했으며, 도 전역에 걸쳐 600~700여개의 일본군 진지 동굴이 있는 것으로 추정, 이미 수차례에 걸쳐 이를 발표한 바 있다.

제주도 지하에 마치 도시가 형성된 것처럼 천연동굴과 인공동굴이 도 전역에 걸쳐 분포돼 있다는 게 동굴연구소의 지금까지 탐험·탐사 결과였다. 그러나 이처럼 도 전역에 수많은 천연·인공이 있다는 것만 확인됐을 뿐 자치단체는 물론 국가차원에서도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 조사가 없이 그대로 방치되면서 역사적 흔적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서서히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굴연구소는 이에 따라 동굴전문학자와 역사학자, 군사사학자, 건축구조물전문가 등 한?일 전문가 컨소시엄을 구성, 향후 6년간 도 전역에 분포된 진지동굴에 대한 정밀 조사에 착수한다.

이들은 우선 가장 많은 전적지가 분포돼 있는 송악산 알뜨르 비행장을 중심으로 한 남군 서부지역 조사에 들어가는 것을 시작으로 제주시와 서귀포시, 북제주군 동?서부지역 등 6단계로 나눠 6년간의 방대한 연구작업을 시작한다. .

이들은 각 진지동굴별로 평면도와 종단면도, 횡단면도를 작성, 구조적인 유형을 규명하고 종합적인 분포도를 작성할 방침이다. 조사대상은 진지동굴은 물론 포대와 참호, 고사포진지, 비행장, 육·해·공군 훈련장, 비행기 격납고 등 일본지지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민간연구소에 의해 시작되는 진지동굴 전면조사는 도 전역에 산재해 있는 전쟁문화유적지와 전쟁사적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전쟁문화유산으로 지정관리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후세들에게 역사적인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복원?보전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굴연구소 손인석 소장은 “일본군 진지동굴과 요새는 제주도민과 우리민족에게는 씻을 수 없는 일재의 잔재”라고 말한 후 “그러나 이 잔재들을 역사의 부끄러운 터라고 없애 버린다거나 방치한다면 치욕스런 역사는 언제든지 재현될 수 있다”며 “비록 부끄럽고 아픈 역사의 현장이긴 하지만 후세들에게 역사적 교육의 장으로 삼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정밀조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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