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영 뉴욕통신] 새로운 스파이 두목과 내부 고참들간의 암투?

워싱턴 포스트는 13일자 기사에서 미 중앙정부국(CIA)의 "새로운 국장 고스(Goss)체제에서 소용돌이가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14일자 뉴욕타임스에서도 워싱턴 포스트 기사를 인용하면서 "새로운 두목이 중앙정보국내 소용돌이를 진정시켰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에 의하면, 고스가 새 국장으로 임명되기 전 2개월 동안 국장서리를 맡고 있던 32년간 정보국 베테랑인 멕러프린(John E. McLaughlin)은 고스에게 경고를 하면서 사임을 했다. 그의 상관인 백악관 참모였던 페트릭 머레이가 고참 직원들을 존경하지 않으며 많은 사람들을 사임하게 만드는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정보 담당관이었던 스테픈 케프스(Stephen R. Kappes)는 머레이와 한바탕 조우한 후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 고스 국장과 백악관은 켑스에게 재고해줄 것과 월요일까지 (사임)결정을 미루도록 종용하고 있다.

다른 서너명의 고참 간부들도 사임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현직과 전직 간부들이 말했다.

이런 일련의 사태는 CIA가 2001년 9.11사태를 사전에 막지못한 것과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 무기 제조능력을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비난을 받아오고 있었다.

백악관 정보참모들이었던 고스와 머레이가 CIA에 들어와 권력을 확실히 장악하려는 시도에서 고스는 머레이에게 지나친 권한을 주고 고참 메니져들과 잘 융화가 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뉴욕 타임스는 "이런 긴장상태는 위험스런 지경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한 익명의 전직 간부는 "고스가 진짜로 거기 들어가서 집안을 대청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는 백악관이 뒤받침해준다는 것이 분명할 때만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은 1970년대 지미 카터 대통령 취임 당시 테너 전 국장이 들어오면서 일으켰던 소용돌이 이후 사기상태가 최저치에 달하게 만들고 있다.

고스 신임국장은 백악관에서 올 때 머레이와 더불어 코스티위(Kostiw)와 두 공화당계 간부들을 데리고 왔다.

집권 2기를 맞게 될 부시 행정부는 지금 가장 핵심적인 부처에서 피비린내 나는 그러나 '조용한(?) 쿠데타'를 진행중이다.

국회와 백악관은 과거의 9.11 테러와 이라크 침공 이전의 정보부재와 오류를 모두 CIA에 덤택이을 씌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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