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한나라 당직자 간담회서 ‘제주애정’ 과시
김인종-임재현 거명 “제주관심 많다. 절대 오해 말라” 당부

▲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제주를 떠나기에 앞서 그랜드호텔에서 한나라당 제주도당 당직자와 간담회를 갖고 제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왼쪽부터 하민철 도의회 원내대표, 고충홍 부의장, 김영준 전 도당위원장,(한 사람 건너) 변정일 위원장, 이명박 대통령, 양정규 전 의원, 김동완 강상주 부상일 당협위원장.

16일 제주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제주도를 떠나기에 앞서 가진 한나라당 제주도당 당직자들과 간담회에서 제주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면서 “절대 오해하지 말아달다”고 당부했다.

대통령이 참석한 제주현안 토론회 언론취재를 제한하고, 비공개로 열린 한나라당 당직자간담회 직후에는 호텔 정문에 버스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후문으로 빠져나가 국민과의 ‘소통불능’을 제주에서조차 확인시켜 줬던 이 대통령. 그러나 오늘날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 준 한나라당 당직자들에게는 최대한 예를 갖췄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제주도청에서 ‘제주발전전략 토론회’에 이어 도청구내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후 낮 1시10분부터 30분 동안 제주그랜드호텔에서 변정일 한나라당 제주도당위원장과 양대성 제주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한나라당 당직자 110여명과 간담회를 갖고 지난 경선-대선에 대한 소회와 함께 제주도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대통령과 한나라당 당직자 간담회는 전날 오후에 갑작스레 결정됐으며, 간담회는 청와대 비서진과 한나라당 당직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리에 진행됐다.

다음은 간담회에 참석했던 인사들의 말을 종합한 내용이다.

대통령이 행사장에 들어서자 꽃다발 증정이 있고 난 후 변정일 도당 위원장이 먼저 인사말을 꺼냈다.

지난 12일 도당위원장으로 선출된 변 위원장은 “여러 가지 현안에 바쁘실 텐데 제주도를 방문 주셔서 환영한다. 제주도당도 앞으로 변화와 개혁을 추구해 나가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말을 한 후 “대통령이 계신만큼 이 자리에서 한 가지 부탁을 드리고 확답을 받고자 한다”며 본론으로 들어섰다.

변 위원장은 “지금 제주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없이 전부 야당이고, 도지사도 무소속이어서 도민들이 많은 걱정을 하고 있고, 지역 현안들에 대해서도 걱정하는 도민들이 많다”면서 “앞으로 제주도를 위해서 어떻게 하실 건지, 제주도를 어떻게 도와주실 건지 대통령의 말씀을 듣고 싶다”며 위축될 대로 위축돼 있는 한나라당원들을 대표해 대통령의 의중을 물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변 위원장이 말하는 뜻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알고 있는 듯 “절대 오해하지 말아 달라. 제주도에 깊은 관심과 애정이 많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간담회 자리에 함께 한 제주출신 김인종 경호실장, 그리고 임재현 수행비서관을 소개한 후 “내 주변에 나를 감싸고 있는 사람들이 제주도 출신들이다. 저랑 항상 24시간 같이 다니는 사람들이 제주도 사람들이기 때문에 제주도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김인종 경호실장이 제주도 출신중에서는 유일한 4성 장군이 아니냐. 나하고24시간을 다니는데 상당히 고향에 대한 애정이 많으신 분이다. 이것저것 말씀을 많이 하시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며 “(저가) 제주도를 떠나도, 제주를 벗어난 기분이 안든다”는 말로 김인종 경호실장과 임재현 수행비서로부터 제주에 관련된 현안과 이야기를 수시로 접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이 아무도 없어서 도지사도 걱정하는 것 같고, 일반 도민들도 많이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가 24시간 제주도사람이랑 같이 있기 때문에 제주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변하지 않는다. 이해해 달라“고 거듭 제주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보였다.

지난해 후보시절 대풍 나리로 피해를 입은 제주시 용담동 동한두기 침수지역을 방문해 직접 삽으로 흙을 치우며 복구에 참여했던 이 대통령은 “후속 대책들은 잘 되고 있는지, 그 때 피해를 당하신 분들은 지금은 잘 지내고 계신지 생각이 난다”는 말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갑작스레 마련된 간담회와 관련 “원래 당초 계획은 없었는데 이번 기회가 아니면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 그리운 얼굴들이 생각이 나고, 잠깐만이라도 얼굴을 보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비서관들에게 부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정국혼란에 대해서도 “지금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믿고 따라주고 지지해주는 국민들이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 하겠다”며 “믿고 지켜봐 달라. 초심을 잃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금 흔들리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지켜 봐 주시면 결코 당원들에게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간담회에는 바로 직전에 점심식사를 했기 때문에 감귤쥬스와 하우스 감귤이 제공됐고, 대통령은 “하우스 감귤이 맛이 좋다”며 환한 얼굴을 지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대통령은 또 행사장을 떠나기에 앞서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눠 자신을 지지하고 대통령을 만들어준 당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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