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찰 끊이지 않는 화물연대 제주지부 파업 농성장

6부두 입구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파업농성을 펼치는 6부두 입구에 유리가 파손된 트럭 두 대가 다가왔다.  ⓒ 장태욱 

전국운수산업노조 화물연대 제주지역 조합원들이 파업 농성을 펼치는 제주항 주변에서 최근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발생해 경찰이 이 일대 치안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18일 오전 11시 30분경 제주96아 26** 제주 96아 27** 등의 번호를 달고 있는 4.5톤 트럭 두 대가 제주항 6부두 입구에 있는 화물연대 농성장으로 다가와서 세웠다. 그리고 각 트럭에 타고 있던 트럭 운전자와 그 운전자의 부인으로 보이는 두 여성이 차에서 내린 후 화물연대 조합원들에게 다가섰다.

"이 나쁜 *들아,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이제 뽑은 지 세 달도 채 안된 차를 이렇게 만들어?"

봉변을 당한 두 대의 트럭 중 한 대 소유주의 부인으로 보이는 여성이 고함을 지르며 거칠게 항의하자 농성장에는 서로 고성이 오가기 시작했다. 출동한 경찰이 만류하며 현장을 조사했다.  
  

항의 트럭 소유자겸 운전자의 부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파업 지도부에 거칠게 항의했다.  ⓒ 장태욱

트럭 주인들의 말에 따르면, 두 대의 트럭은 짐을 실은 채 며칠 동안 제주 화북공단에 주차되어 있었다고 한다. 트럭의 주인들은 "트럭에 짐이 실려 있었기 때문에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이 운행을 준비하는 것으로 오인한 나머지, 운전석 앞 유리를 망치로 깨버린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트럭 소유주들의 항의에 대해 이용정 화물연대 선봉대장은 "우린 절대로 그런 짓 하지 않는다. 왜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여기 와서 그러느냐? 우리도 정말 심신이 힘들다. 여기 경찰이 있으니 더 조사해보면 사실이 밝혀질 거 아니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실랑이 파손된 트럭의 주인과 파업 지도부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 장태욱  

봉변을 당한 한 트럭의 주인은 화물연대에 속해 있다가 최근에서야 노조를 탈퇴했다고 한다. 근처에 세워둔 차량은 모두 멀쩡한데, 짐이 실려 있는 트럭 두 대만 봉변을 당한 것을 보고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소행'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유리가 깨진 트럭의 주인과 화물연대 지도부 사이에 물리적 폭력이 오가지는 않았다. 그리고 과거에 같이 조합에 속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흥분한 부인의 고함에도 불구하고, 유리가 파손된 트럭의 소유주와 화물연대 지도부 간에는 흥문을 자제하며 최대한 존중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파손된 유리 이 트럭의 유리가 주차 중 누군가에 의해 파손되었다고 한다.  ⓒ 장태욱 

"형님이 어떻게 파업중인 우리에게 그럴 수 이수광?"

"내가 자네들 파업하는 거 다 이해해. 그런데 내 차 앞 유리가 깨진 것을 보고 내가 확인하고 싶어서 농성장에 왔으면, 자네들이 확인해보면 될 거 아닌가? 화물연대 조합원들 짓이 아니라고 밝혀지더라도 유감이라고 입장표명 정도는 할 수 있는 사이 아닌가?"

이렇게 고성이 오가는 동안 화물연대 제주지부 김용섭 지부장은 사무실에 방문한 화물주선사업협회 관계자들을 만나고 있었다. 주선사업협회는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됨으로 인해서 1차산업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농수산물에 대해서 만이라도 수송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김 지부장은 안타깝지만 전국화물연대와 일정을 함께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화물연대 제주지부 김용섭 본부장 김 본부장은 "화물연대는 이번 파업에 대해 끝까지 비폭력 노선을 견지할 것"이라고 했다.  ⓒ 장태욱

김용섭 본부장은 트럭의 유리가 파손된 사건에 대해 입장을 묻자, "우리는 내부적으로 어떠한 폭력도 사용하지 않기로 지침을 정했다. 우리 조합원들이 저지른 일이 아닐 것이다"라고 답했다.  

한편, 지난 15일 오후에는 6부두 입구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과 항운노조 조합원들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일어나고 일부 부상자가 생기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충돌은 오후 4시 30분 출항예정이던 카페리 '킹메리호'가 출항하기 직전 이 배에 승선하려는 4.5톤 화물트럭 한 대를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제6부두 정문 앞에서 제지하였고, 이에 불만을 품은 항운노조 조합원들이 화물연대의 파업 농성장에 난입하면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화물연대와 항운노조 간의 마찰 6월 15일 항운노조 조합원들과 화물연대 조합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일었고, 일부 조합원이 부상을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 화물연대 제공 

이날 충돌로 양측 조합원들 중 부상자들이 발생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화물연대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일감이 줄어든 항운노조 조합원들이 불만이 누적되면서 발생한 충돌이었다.  

경찰은 화물연대 파업농성장 주변에서 사건들이 발생하자 17일부터 제 3부두 입구에 있는 산지치안센터(파출소)앞에 경찰병력을 배치했다.

화물연대 제주지부 노동자들은 '표준요율제 실시', '운송료 현실화', '경유값 인하' 등을 유구하며 지난 12일부터 제6부두 앞에서 총파업을 실시하고 있다.  

제주항 인근 제주항 인근에는 파업중인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세워놓은 트럭이 줄을 지어 있다.  ⓒ 장태욱   
경찰 병력 경찰 당국은 화물연대가 파업중인 인근 파출소에 병력을 대기시켜 놓고 있었다. ⓒ 장태욱

화물연대 조합원의 말을 빌리면, 현재 제주지역에서는 화물연대 조합원, 비조합원 구분 없이 대부분의 운수노동자들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D통운에 속한 노동자들은 파업에 불참하고 있어, 이 회사가 제주도 화물수송을 전담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한다.  <제주의소리>

<장태욱 시민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 제휴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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