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영의 뉴욕통신] 30개월 이하 추가협상 ‘요식행위’

취임 두어 달 만에 두 번씩이나 '궁민'앞에 고개를 떨군 컴도저 대통령은 '소통'을 아직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대국민 담화가 아닌 특별회견으로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 파동을 잠재우려고 했지만 필자가 보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왜냐면, '궁민'의 정서에 호소하는 감성화법을 구사했지만, 그게 잘 '소통'도지 않을 것 같다. 컴도저의 '소통'에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그것은 '소통'의 가장 근본적인 원리조차 이해하지 못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본다.

쉽게 풀이하면 이렇다.

"...이지만, 그러나..."라는 '소통'의 방식이다.

2MB 컴도저의 특별회견 전문을 파라프레이즈하면 다름과 같다.

'청와대의 뒷산에 올라 그날 밤(6.10) 서울 복판의 성난 촛불을 보았지만,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는 무조건(?)수입하여야 한다. 그것이 한미간 FTA를 체결하는 당근이다. 그리고 FTA가 체결되면 자동차(현대) 산업과 반도체(삼성) 산업이 왕성하게 되고 34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으며 6%의 고도 경제성장을 할 수 있게 된다.'

비지니스(대기업) 프렌들리만이 경제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정식인 셈이다. 1차 및 2차 산업을 모두 포기하는 경제정책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지금 서울-워싱턴간에 추진되고 있는 '추가협상'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월령 30개월 이하'라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이것은 현재 미국의 도축 시스템에서는 불가능에 가까운 얘기다. 그리고 만약 이것을 미국통상부에서 받아들인다면 축산업계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된다. 경제적으로 따져서 엄청난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광우병 확률의 문제는 비단 월령의 높고 낮음에 있지 않다. 지금까지의 과학적 경험적 근거에 의하면 월령이 낮더라도 그 부위에 따라서 확률이 현저히 높음을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월령 30개월 이하'라는 것에만 초점을 두고 있는 현재의 추가협상은 사실상 실효성이 없는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이도영 편집위원 ⓒ제주의소리
'촛불'의 열기 때문에 등 떠밀려서 워싱턴행 비행기를 탔지만 아마도 빈 가방을 들고 서울로 돌아와야 할 것이 뻔하다.

진정한 '소통'은 '궁민'들의 소리를 안테나를 곧게 세우고 경청하는 일이며 실행에 옮기는 일이다. 구차한 변명이 필요치 않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 발상에서 '궁민' 프렌들리 정책으로의 전환이 절실히 요청된다.

거기에는 '...이지만, 그러나...'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제주의소리><이도영 편집위원/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